진짜 이웃사촌, 강화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유상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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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웃사촌, 강화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유상용님
  • 김세라 강화뉴스 객원기자
  • 승인 2017.07.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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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을 꿈꾸다
<강화뉴스 - 인천in 협약기사>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를 씨앗을 뿌린 음유시인 ‘존레논’은 ‘이매진’에서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상상’을 노래했지요. 누군가는 몽상가라며 고개를 갸웃 거리겠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마니산 자락에 구성원 한명 한명이 즐거운, 가족 같은 마을교육공동체가 있다고 하여 강화뉴스가 만남을 청했습니다.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이하 진동)>의 유상용님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강화도에서 나고 자라셨나요?
유상용님 (이하 유) 아닙니다. 20대 시절, 사람의 본성에 맞는 사회를 지향하던 중, ‘야마기시즘’을 알게 되었습니다. 92년부터 약 18년간 한국의 ‘야마기시 공동체’에 참여하였죠. 젊은이들과 새로운 실험을 해보고 싶어서 2009년에 강화도로 이주하였습니다.
 
강화 새로운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 강화도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적소를 찾고자 여기저기 다녔습니다. 작지만 제대로 된 공동체의 원형을 동아시아 전통에서 발견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거든요. 강화도는 남북 화해 시대에 중국, 남과 북, 일본의 허브가 될 만한 지정학적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공항이 가까워서 한중일 청년들의 자유롭게 교류하기 유리하고요. 영종도 다리가 2014년까지 완공 된다더니, 여태 소식이 없네요.(웃음)

 
강화 강화도에 온 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유 청년들과 더불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으며 공간 활용도 용이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고민 하였습니다. 마땅한 장소를 찾을 때 까지 두 달간 강화 전역을 구석구석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양도면 삼흥리에 터를 잡았죠.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무엇보다도 대안학교인 <산마을고등학교>랑 가까우니까요.
 
강화 <진동>이 세워지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유 2009년도 당시 <양도초등학교> 전교생이 21명이었어요. 폐교 이야기가 오고 가던 중, 2010년 공모로 초빙된 교장선생님이 취임 후에 열정적으로 학교를 경영하셨죠. 교장선생님의 진심에 감화 되어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3년간 활동 하였습니다. 학교 운영은 교장선생님이 워낙 잘 하셨고, 위원장의 주요 업무는 ‘전학 예정자 전세집 구해주기’였습니다.(웃음) <양도초>가 여러 곳에서 칭찬을 듣자, 자녀 교육을 위해 대도시에서 이사 오는 가구가 많아 졌거든요. 그러다가 학교 상황이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죠. 특히 학교 운영에 적극적이었던 학부모들의 자녀들이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 되었습니다.
 
강화 어떤 고민이었을까요?
유 타 지역에서 양도면으로 이사 온 10가구가 주축이 되어서, 학부모들 스스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환경을 꾸리자는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산마을고> 교장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죠. 마을 학교 아이디어도 내 놓으셨고요. 마침 지역의 학교들이 연합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이 되어 <양도초>, <조산초>, <동광중>, <산마을고> 학부모들이 모여서 일단의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그 것이 발전하여 작년에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로 출발하게 되었죠.
 
강화 짧은 기간 동안에 엄청난 변화와 발전이 있었네요. 최근에는 인천문화재단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유 고마운 일입니다. 몇 년 전 개관한 <자람도서관>이 지역 문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고, <양도초>, <조산초>, <동광중>, <산마을고>로 연결되는 교육 인프라가 잘 구축이 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학부모님들의 열정이 더해졌습니다. 
 
강화 2016년 한 해 동안 <진동>에서 진행한 다양한 문화 교육 사업들은 마을교육공동체의 모범사례입니다. 어떤 행사들이 있었죠?
유 크게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씨마켓’, ‘동네마실’, ‘마을사랑방’ 등으로 나뉩니다.
 
강화 ‘씨마켓’은 강화 군민들도 많이 참가 하시고, 호응도 좋더라고요.
유 <산마을고>교장선생님이 강화 젊은이들의 자립을 돕는 상설 장터를 제안하셨죠. 양평의 <리버마켓>을 벤치마킹 했는데요, 행사를 준비 하며 구성원들 관계가  깊어 졌습니다. <진동>사업의 우선순위는 거창한 결과가 아닙니다. <진동>사람들이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지요. 그런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의식이 ‘씨마켓’은 물론, ‘동네마실’과 ‘마을사랑방’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강화 ‘동네마실’과 ‘마을사랑방’도 궁금합니다.
유 양도면은 어느새 토착민과 외지인들 가구 비율이 반반쯤 됩니다. <진동>의 부모들은 대부분 교육 때문에 양도면으로 이사 온 이주민이지요. 강화사람들이 ‘텃세’가 심하다는데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요. 마을의 본질은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건물이나 풍경이 아니죠. ‘외지 사람’들이 자신들 이익만 챙기고 동네를 어지럽힌다는 오해는 불안감 때문이거든요. ‘동네마실’은 우리 동네를 돌아보며 마을의 진면목을 발견하며 동네사람들과도 가까워지고 어르신들과도 만나는 활동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한 달에 한 번 여러 가족이 ‘리’ 단위로 ‘마실’을 갔어요. ‘이 집은 누구네 집’이라고 소개도 하고, 그 집에서 만든 간식을 나눠 먹는 소통의 장이었습니다.
 
강화 ‘마을사랑방’은 어떤 곳인가요?
유 <진동>의 구성원들이 상시적으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산마을고> 근처에 반쯤 허물어진 구옥이 있었는데요, 학부모들이 두 달간 몸소 수리 했습니다. 텃밭도 같이 가꿨죠. 수요일마다 사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 주점이 열립니다. 누구든지 부담 없이 오며가며 들릴 수 있습니다.
 
강화 마지막으로 <진동>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유 자녀들의 성장에 따라, <진동>의 주축이 초등에서 중등, 고등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양도초>와 <조산초>의 신입생들이 편안하게 <진동>가족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의논 중이에요. 젊은 학부모들이 부담 없이 <진동>에서 활동하려면 자리를 양보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완전히 내 일, 내 가족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가족에 가까운 깊이 있는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데요, ‘내 아이 하나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이웃사촌보다 가까운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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