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윤채원 인천대 어학당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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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윤채원 인천대 어학당 직원
  • 윤빛나·김지우
  • 승인 2010.01.22 2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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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도 하고, 이웃도 돕고…'


 - 1년에 책 100권 읽고 지인에게 한 권당 만원씩 받아 기부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세우는 목표 중 하나로 '남을 도우면서 살기'를 꼽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실천할 방법을 몰라 계획에만 그치곤 한다.

그런데 이를 자기만의 색다른 아이디어로 실천한 이웃도 있다.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인천대 어학당에 근무하는 윤채원(26, 인천 남구)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2009년 한 해 동안 책 100권을 읽기로 했던 윤씨는 모두 104권을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한테 읽은 책 한 권당 만원씩을 받아 적립해 불우한 아이들에게 의복비로 후원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제 인생에서 기록에 남을 만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100이라는 숫자가 완전수잖아요? 처음에는 단순히 책 100권을 읽는 게 목표였어요. 남들처럼…."


 

윤씨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제 별명이 '빨강머리 앤'이거든요. 제가 평소에 상상을 많이 해요. 처음엔 장난으로 주변 친구들한테 내가 100권 다 읽으면 뭐 해줄 거야? 이랬던 게 '아빠의 도전' 같은 프로그램처럼 100권을 다 읽으면 후원을 해주겠다, 이런 식으로 된 거에요. 그래서 그 이후로 항상 100만원이 모아지는 상상을 하면서 책을 읽었죠."

주변 사람들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었다. 윤씨의 친구부터 시작해 회사 동료, 가족, 친척, 이웃, 그리고 심지어 어머니 계모임 회원들까지 총 120명이 윤씨의 선행에 기꺼이 동참했다.
 
그런가 하면 "내가 너 책 읽는데 돈을 왜 줘? 그냥 책을 사서 읽는 돈으로 남을 돕는 게 낫겠다."라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기꺼이 도와주는 이들이 훨씬 많았기에 윤씨의 '프로젝트'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 한 몫을 한 이들은 윤씨가 운영하는 희망독서클럽(club.cyworld.com/2009readingclub)의 회원들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윤씨는 이 클럽을 통해 책에 대한 정보와 감상 등을 회원들과 공유하면서 취미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싸이월드 메인에 클럽이 소개되면서 회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모인 회원 중에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데도 선뜻 만원을 준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모은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던 윤씨는 전에 봉사활동을 했던 인천여성영화제의 관계자에게 아동복지센터 2곳을 소개 받고, 그 곳 아이들에게 의복비를 지원하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까지 70만원 정도 모여 '어깨동무 아동복지센터'와 '참나무 센터'에 각각 35만원씩 보냈다.

윤씨의 올해 목표는 싸이월드 희망독서클럽을 지금처럼 활발히 운영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중국어 자격증을 따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윤씨는 목표달성 기념으로 남자친구가 사준 책장을 받으러 간다고 했다. 윤씨의 따뜻한 마음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인터뷰 내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윤씨와 비슷한 사람을 자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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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4-07-17 19:53:00
이여자 영웅심리가 좀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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