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하면 할수록 '안타까움'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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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를 하면 할수록 '안타까움' 커져요"
  • 김도연
  • 승인 2010.01.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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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010 … 봉사의 힘, 봉사의 행복 ② 신종백
봉사를 하면 할수록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신종백씨 

"봉사를 할 때마다 보람도 느끼지만 여건이 닿지 않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도울 수 없을 때 느끼는 안타까움도 커요. 그럴 때면 주변의 도움이 진짜로 절실해집니다."
 
5년이란 세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10년의 세월처럼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일에 정성을 쏟아온 인천적십자사 십정1동 봉사회 신종백(63)씨. 봉사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느 유명 축구 감독의 말처럼 '배고픔의 연속'이다.

봉사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지만, 그에게는 그저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을 돕는 일을 하면 할수록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모두 도울 수 없는 일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다.
 
"봉사회 일을 한 지는 한 5년 정도밖에 안 돼요. 이전에는 교육계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10년 가까이 학교 운영위원회 일을 해왔지만 적십자 봉사회 활동을 한 지난 5년 동안이 진정한 봉사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려운 이웃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오고, 그럴 때마다 돕고 싶어도 여건을 만들지 못해 도울 수 없으면 정말 안타깝지요."
 
불우한 이웃을 바라보는 그의 애달픈 마음은 항상 더 많이 도우려는 의욕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은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온 해였는데, 강원도 평창에 홍수 피해가 심해 여기저기에다 도와달라고 읍소를 해서 물과, 라면, 세숫비누 등 구호물품을 직접 구입하고 버스까지 지원을 받아 봉사회 회원들과 함께 현지에 가서 돕고 왔지요. 그런데 다녀와서 보니 물품을 적십자사에 보내면 현지 적십자사에서 현장에 지원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몸만 가서 도와주면 되는 것이었어요. 그런 것을 의욕이 앞서다 보니 물품까지 지고 현장에 다녀왔지요.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도 해요."
 
지금은 그런 '실수'는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의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신씨가 이런 열정을 갖게 된 것은 5년여 전 봉사회의 일원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 경험한 일 때문이다.
 
"봉사회 활동을 막 시작했을 때였어요. 어려운 환경의 한 할머니께서 전기도 끊기고 먹을 것도 없어서 아들 집에 갔는데, 아들이 왜 왔냐며 돌아가라고 매몰차게 내쫓아서 의지할 곳이 없던 그 할머니는 생을 마감할 결심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때 저를 비롯해 봉사회 회원들을 만나 작은 도움을 받은 뒤로 새 삶을 찾으셨지요. 지금도 그 할머니를 생각하면 '봉사활동을 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인연을 겪고 난 뒤부터 신씨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내미는 손을 거부하지 못했다.
 
"한 번은 지원품을 갖고 불우이웃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아랫집에서 자꾸 인사를 하길래 봤더니 그 집도 어려운 거였어요. 그 순간 그 집을 도울 수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말고도 드러나지 않는 어려운 이웃이 많은 걸 알 수 있어요. 가족들이 있어도, 가족들이 없어도 소외된 이웃들은 있으니까요.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깝죠. 그래서 그런 분들을 대할 때마다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봉사의 '마력'에 빠져 한 달이면 절반 이상을 봉사에 매진하는 그의 바람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봉사가 좋은 것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쏟아내서가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를 내가 노력해서 채워줄 수 있어서 좋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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