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창식 가톨릭환경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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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창식 가톨릭환경연대 사무처장
  • 김도연
  • 승인 2010.02.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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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보다는 보존을 우선해야"
 
가톨릭환경연대 권창식 사무처장


취재:김도연 기자

"박제화한 녹지정책이 아닌, 복원보다는 보존을 우선하는 녹지정책이 필요합니다."
 
2000년부터 인천의 녹지축을 돌아보며 인천시의 녹지정책과 실행을 체감하는 동시에 그것에 대한 비판과 제언을 통해 인천의 녹지환경을 지켜가고 있는 가톨릭환경연대 권창식 사무처장.

그는 인천시의 녹지정책과 방향에 대해 앞뒤가 바뀐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환경이란 지켜야 할 것이지 부수고 다시 복원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태나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자체가 변화했듯, 인천시 녹지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마인드나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인천시 녹지 정책이 나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선진 도시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지요."
 
지난 10년 동안 인천 녹지의 변화를 몸으로 느껴온 권창수 처장은 인천시 녹지 정책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그가 알고 있고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광역 혹은 기초자치단체 차원의 녹지 정책과는 아직도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도시개발 속에 인천의 녹지가 여전히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양산 골프장이나 검단-장수간 도로 건설 등 시의 녹지정책이 도시개발 정책에 밀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10년 전에 무계획적인 개발이었다면 지금은 계획적으로 바뀌었다는 것뿐이지요. 그 속에서 녹지정책은 그러한 개발 사업이 가져오는 환경적 피해를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보입니다."
 
권 처장은 앞에서는 개발로 도심 녹지를 훼손하면서, 뒤로는 도심녹지 조성을 위해 나무심기를 진행하는 인천시의 녹지행정이 시민들과 환경을 생각한 것이라기보다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성과로만 여겨진다고 한다.
 
"징매이고개 생태통로를 시작으로 한 시의 생태통로 조성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성 사업 자체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며 인천시의 의지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이라면 그냥 만들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만들어 놓고 충분한 관찰과 평가로 잘못된 점이나 고칠 점, 혹은 좋은 점들을 발견해 다음 사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그는 훼손된 녹지를 고쳐가는 사업 자체도 성과주의로 흐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를 낳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정책 제안이나 방향을 제시할 전문가 집단의 미약함을 꼽는다.
 
"인천 지역 사회의 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인식은 10년 전보다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바르지 못한 것을 지적하고 꼬집는 일은 계속돼야겠지요. 바람직한 녹지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도 지역 사회 내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인천에는 그런 힘이 아직 미약한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내부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것도 인천의 녹지를 비롯해 환경을 지키는 데 하나의 중요한 축입니다."
 
권 처장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지적도 중요하지만 애초부터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제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도시개발 정책과 녹지 정책이 따로 떨어져 고려돼야 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개발도 중요하지만 환경이 깨끗한 도시를 지향한다면 도시개발 정책의 수립 단계에서부터 녹지 정책을 기본 바탕에 놓고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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