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평가로 인천in에 ‘유사랑의 시밥식당’를 연재하는 유사랑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 외래교수로 활동 중인 박영순 작가가 글을 쓴 『파란만장한 커피사』가 출간됐다.
커피의 탄생부터 커피의 미래까지, 커피 한 잔에 담긴 파란만장한 역사를 서술하고 그렸다.
‘커피도 멸종될 수 있다’, ‘커피를 탄압한 자들에게 내린 저주’ ‘펠레의 ‘커피에 보내는 뜨거운 절규’ ‘마크 트웨인이 사랑한 ‘하와이 코나 커피’ ‘소금 커피는 언제부터 유행하게 되었을까?’ ‘영국의 찰스 2세가 커피하우스 폐쇄령을 내린 이유’ 등등 흥미진진한 화두를 들이밀며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저자들은 커피는 정서를 보듬어주는 향미뿐만 아니라 천일야화보다도 매혹적인 이야기로 우리를 설레게 한다고 운을 뗀다. 아라비아의 고독한 사막에서 유럽의 화려한 궁전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며 역사와 문화와 사회를 뒤흔들었던 커피 이야기를 찬찬이 들려주고 보여준다.
그러면서 사실, 이 놀라운 여정 속에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왔다는데, 과장된 전설과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커피의 진정한 가치를 가려 버렸다고 역설한다.
『파란만장한 커피사』는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관점에서 본 커피에 대한 오랜 탐구를 바탕으로 했다. 학문적 수준의 정확성을 유지하며 진실을 추구하고자 애를 썼다고 강조한다.
과학적 근거와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통해 커피의 기원부터 커피의 미래까지 그 여정을 조명했다. 동시에, 오랜 세월 사람들을 매혹시켜온 전설과 신화들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그 의미를 파헤쳤다.
저자는 특히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직간접적으로 사용되는 물의 총량, 즉 ‘물발자국’은 132리터에 이른다고 밝힌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마다 10분간 샤워할 수 있는 분량의 물을 소모하는 것이다.
더구나 커피가 씨앗에서 한 잔의 음료로 완성되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나타낸 ‘탄소발자국’ 수치도 엄청나다고 털어놓는다. 세계자연기금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만 제곱킬로미터의 숲이 커피 농장을 만들기 위해 파괴되고 있다”고 경고한 사실도 전한다.
그러나 고온과 병충해에 강한 신품종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준다. 인간이 커피를 위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병충해와 기온 변화를 견딜 수 있는 품종의 개발이라는 것이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커피 재배지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2080년에는 커피나무가 멸종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데, 이 대목에서 ‘빈리스 커피’의 사례가 등장한다.
빈리스 커피는 환경을 훨씬 덜 파괴하며 기후변화와 상관없이 지속적 생산이 가능하다며. 또한 칼슘 손실, 카페인 과잉 반응, 잔류 농약 문제 등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까지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