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3일부터 격주로 소개합니다.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책방지기 5분입니다.
‘나비날다책방’ 추천 : 《미미와 나》, 이승희 글·그림, 고래뱃속
주인공 ‘나’와 나의 공간에 불쑥 찾아든 낯선 고양이 ‘미미’와의 갈등을 통해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텍스트 없이 그림만으로도 장면 속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게 한 그림의 힘이 너무 강렬하여 왈칵 눈물이 쏟아집니다. 주인공 ‘나’의 감정 상태에 따라 미미의 존재가 커졌다 작아졌다하여 조마조마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나’의 공간이 ‘나와 누군가’의 공간으로 바뀌어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공존을 꿈꾸는 이들에게 건네는 반려세상 지침서 같은 가슴 뭉클한 고양이 그림책입니다. 인간의 편의에 따라 쉽게 유기되는 반려동물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딸기책방’ 추천 : 《빨간 나무》, 숀 탠 글·그림, 김경연 옮김
세상 사람들 모두 꽁꽁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집에 머물며, 사람 사이를 벌리자니 갑갑함이나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답답하고 불안한 상황이 언제 끝날까요? 때로 지루한 막막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납게 몰아치는 폭풍도 언젠가는 지나가게 마련, 그때까지 기다리던 희망이 우릴 보고 방긋 웃는 날이 곧 오겠지요. 빨간 나무처럼! 이참에 책도 많이 읽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세요!
‘우공책방’ 추천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루페
우리 책방이 강화'섬'에 있어서인지 처음에 딱 봤을 때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편소설인데도 단번에 읽히는데, 그건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서일 겁니다. 책과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박에 손이 가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더욱이 책 내용에서 말하는 "책방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도 할 수도 없지"라는 말도 아주 인상적이어서 책방 한편에 붙여 놓았습니다. 과연 '섬에 있는 책방'에서는 어떤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일어날까요?
‘책방산책’ 추천: 《2미터 그리고 48시간》, 유은실 지음, 낮은산
4년 동안 약물치료를 받고도 병이 재발하자,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로 한 열여덟 살 정음이는 치료 후 모두와 2미터를 벌려야 하는 48시간이 가장 두렵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누군가가 다가왔다 멀어지는 일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모두와 2미터를 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고립되기를 자초하는 정음이는 마음으로 다가오는 가족과 친구 덕분에 잠시나마 위로를 받습니다. 내 몸이 아프지 않은데도 모두가 물리적 거리두기를 위해 노력하는 요즘 아픈 이들의 마음과 삶이 깊이 전해지는 책입니다.
‘책방시점’ 추천 : 《출퇴근의 역사》, 이언 게이틀리, 책세상
책방을 하기 전 인천 집에서 서울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데만 매일 3시간이 걸렸습니다. 연간 250일 정도 일을 한다고 봤을 때 출퇴근 시간에만 약 30일을 투자한 셈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 밤 늦게 고단한 출퇴근을 하고 있겠죠? 언제부터 우리가 긴 출퇴근을 하게 됐을까? 사람들은 왜 고단한 여정을 감수하는 걸까요? 여기 그 모든 것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지루한 출퇴근 시간에 제격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