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산 덕하천 산이포, 1.8㎞ 앞 개풍 해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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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산 덕하천 산이포, 1.8㎞ 앞 개풍 해창포
  • 장정구
  • 승인 2022.12.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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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하천이야기]
(58) 산이포 그리고 덕하천

“저 기러기들은 조강을 넘어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데 우리들은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갈 수가 없네요”
겨울이면 수천마리의 기러기떼가 강화의 논에서 겨울을 난다. 이 기러기들은 강화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교동도를 오가고, 강 건너 연백과 개풍의 들녘도 날마다 오간다. 강화의 북쪽 해안에서는 북녘까지 2km 남짓, 강 건너 마을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오두산 앞에서 임진강을 만난 한강은 조강이 되고 강화의 최북단 북장돈대를 지나 예성강을 만난다. 강화평화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별립산에서 성덕산으로 별악봉까지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끄트머리다.

오두산전망대에서는 북쪽의 관산반도와 함께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장면, 밀물이 임진강과 한강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조망하기 좋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는 예성강이 남으로 흘러 조강을 만나는 청주뻘을 볼 수 있고 지금은 기억 속에만 남은 해창포와 산이포를 가늠할 수 있다. 최근에 새로 문을 연 교동도 화개산전망대에서는 드넓은 연백평야와 함께 말도와 볼음도 넘어 황해로 향하는 바다를 볼 수 있다.

덕하천의 물줄기는 봉천산 북서쪽 새말고개에서 시작된다. 북동쪽으로 향하는 봉천산 줄기와 성덕산 줄기 사이를 나란히 흐른다. 철산교를 지난 덕하천은 조강으로 흘러들기 전 큰 도로를 만나는데 전망대로다. 몇 년 전 강화도 북쪽 해안을 따라 연미정부터 고려천도공원을 지나 강화평화전망대까지 도로가 널찍하고 말끔하게 정비되었다. 철책은 오히려 더욱 겹겹이 되었다. 

전망대로를 따라 북으로 덕하천을 지나면 해안쪽으로 작은 동산이 보인다. 산이포(山伊浦)가 있던 곳이다. 포촌동(浦村洞)이라고도 불렀던 산이포는 서울과 개성, 해창포 등을 오가는 배들을 머물던 포구다. 지금은 집 한 채 없지만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700가구 이상 있었다고 주민들은 이야기한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서해접경지역포구 종합학술조사보고서에도 산이포가 한강하구 최대의 포구였고 「한국수산지」를 확인한 결과 산이포의 총호수는 225호, 인구수는 355명, 어업자 호수 7호, 어업인구는 44명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수산지」는 1908년부터 1911년에 걸쳐 조선의 지리·역사·수산물·어업현황 등을 조사하여 일본어로 간행된 책이다.

 

별악봉에서 바라본 조강 넘어 개풍군 해창포

산이포 바로 건너편이 개풍의 해창포다. 직선거리로 1.8㎞이다. 남북분단 전에는 해창포와 산이포 간 왕래가 빈번했고 산이포에는 상점과 주막들이 빼곡했다. 삼남지방에서, 황해도에서 그리고 예성강에서 조강으로 한강으로 임진강으로 향하며 포구에 정박해 물때를 기다리던 수십척의 배들은 장관이었을 것이다. 5일장이 열리면 황해도 연백에서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다닥다닥 붙은 집들의 산이포 골목길은 사람들이 지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런 산이포에 60년대까지 사람이 살았단다. 70년대 해안으로 따라 철조망이 설치되고 주민들은 강제이주했다고 철산리 주민들이 증언한다. 강화평화전망대가 있는 마을이 철산리인데 일제강점기 철곶보가 있던 철곶(鐵串)과 산이포의 앞글자를 각각 따서 붙인 이름이다. 바로 옆 마을인 교산리는 교항동(橋項洞)과 증산동(甑山洞)이 합해진 이름이다.

별악봉에서 성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남쪽에는 토굴이 있다. 일명 금정굴이다. 학계에서 구석기 유적의 가능성을 염두하는 곳이다. 강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이 곳곳에 있다. 이는 청동기시대 강화에서 사람들이 큰 규모의 집단으로 이루고 살았음을 의미한다.

앞선 구석기 유적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아직이다. 장정리와 오상리에서 돌을 깨서 만든 구석기시대 뗀석기가 발견되어 전문가들은 강화에 구석기 유적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강화 북부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해안으로 따라 보와 돈대가 곳곳에 있고 봉천산에는 봉천대가 있고 하음산성도 있다. 한국전쟁 이후 잠시 잊히긴 했지만 늘 중요했던 곳이다.

 

천천히 걸으면서 인천의 곳곳을 둘러보는 '우보호시' 회원들이 잊힌 포구 산이포와 해창포를 바라보고 있다.

‘청정, 평화, 화합의 땅! Wecome to 양사’
48번 국도 하점교차로를 지나 봉천산 생태이동통로를 지나면 이강교차로이다. 이강교차로에서 직전하면 교동도 가는 길이고 우회전하여 새말고개를 넘으면서부터 양사면이고 덕하리이다.

덕하천은 조강과 만나는 일부지역만 철산리고 나머지 유역 전체가 성덕산줄기와 봉천산줄기 사이 덕하리이다. 벚나무 가로수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양사면사무소가 있는 교산리로 가는 전망대로와 양사초등학교로 가는 덕하로의 갈림길이다. 덕하천은 덕하로를 따라 양사우체국, 덕하1리마을회관, 양사초등학교를 지나 조강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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