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사우스뱅크... 남반구의 뜨거운 낭만이 묻어난다
[전갑남 기자의 호주 여행기] (1) 사우스뱅크의 낭만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이자, 가장 작은 대륙의 국가 오스트레일리아. 우리는 흔히 호주라 부른다. 아름다운 대자연의 선물인 야생과 가슴속까지 파랗게 물들일 남태평양을 품은 신비의 땅 호주를 찾았다.
태양의 도시, 브리즈번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10시간 남짓 날아 호주 브리즈번에 도착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싱그러운 자연과 문화 인프라를 갖춘 브리즈번은 호주 제3의 도시로 250여만 명이 모여 산다.
연중 쾌청한 날씨에다 햇빛 쏟아지는 따뜻한 도시 브리즈번. 태양의 도시라는 별칭을 얻었다. 브리즈번은 도시 이름과 같은 S자형 브리즈번강이 유유히 흘러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브리즈번의 역사는 어둡다. 1824년 영국의 죄수를 수용하는 형벌 식민지가 되면서 그 중심지로 건설되었다. 그 뒤 죄수가 아닌 일반인들의 이주와 정착이 시작됐다. 농업적 잠재성뿐만 아니라 풍부한 광물자원이 발굴되면서 유형지라는 과거를 뒤로하고 급속도로 도시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브리즈번 남쪽은 태평양에 접해 '황금빛 해변'의 휴양도시 골드코스트가 있고, 북쪽으로 선샤인 코스트 등이 있다. 브리즈번은 200년 짧은 역사의 도시지만, 옛것을 지키며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많은 여행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쉼과 낭만이 있는 사우스뱅크
브리즈번강 남단에 있는 사우스뱅크 파크랜드에서 호주에서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강을 따라 시내에서 빅토리아 브리지를 건너 도보로 짧은 거리이다.
공원은 열대우림 보호구역과 함께 나비와 곤충 하우스 등의 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첫 인상부터 참 아름답다. 사우스뱅크 지역은 우리나라 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때, 이곳은 세계엑스포가 열렸다. 행사를 마치고 문화적 환경을 바꿔놓았다고 한다. 도심 속 가족 단위 공원으로 재탄생하였다. 무엇보다도 바닷물을 끌어당겨 만든 인공 해변 스트리트 비치는 색다르다. 세계적 휴양관광지 골드코스트 해변에서 모래를 실어 해변을 만들었다. 모래는 밀가루처럼 곱다. 거기다 야자수와 열대식물을 심어 마치 바다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사우스뱅크 파크랜드를 가로지르는 그랜드 아버 1km 남짓 산책로가 멋지다. 산책로 양옆 수백 개의 금속 기둥에 덩굴성 식물이 진분홍 꽃이 피었다. 우리나라 온실에서 본 듯한 낯이 익다.
산책로 주변에는 카페테리아와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휴식과 여가를 위한 시설이 잘 갖춰 있다. 바비큐 시설이 있어 시민들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이용한다고 한다.
의외의 공간에 주변과 다소 어울리지 않은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일본식 건물인가 했는데, 세계엑스포가 열릴 때 네팔 사람들이 평화, 사랑 그리고 화합 등을 기원하며 지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건물을 행사가 끝나 그대로 남아 명소가 되었단다.
우리나라 대전광역시와 브리즈번 친선비가 시선을 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우리 한글 비문을 만나니 참 반갑다. 2002년 양 도시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모양이다. 두 도시의 우정이 지속하고 변함없는 협력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무려 5만 평이나 되는 공원에는 벌써 남반구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마침 휴일이라 마라톤 대회가 끝난 뒤라 붉은 복장을 한 참가 선수들 행보가 눈에 띄었다. 씩씩한 모습이 보기 좋다.
공원 시설을 이용하여 다양한 시민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도심 속 보석 같은 휴식공간이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작은 도마뱀도 이름 모를 새들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듯 심심찮게 목격된다.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복장과 행동으로 즐거움을 만끽한다. 비키니 차림의 옷을 입은 젊은 여인들의 발랄함! 많은 시민이 걷고, 뛰고,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어린아이를 목말을 태우고 산책하는 모습이 다정하다.
물고기가 잡힐까?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도심 가까운 곳에서 멀리 가지 않고 남녀노소 망중한을 즐기는 것 같다.
도심 한복판에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스트리치 비치! 규모와 수심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단다. 엄마 아빠와 함께 수영하는 모습 등이 자유분방하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표정이다. 여유가 느껴진다.
현지인들은 브리즈번 강가를 걷는 것을 추천한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야경을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한다고 한다.
자연이 준 선물,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브리즈번 강변 남쪽에 있는 캥거루포인트로 이동하였다. 이곳은 여러 조각상과 브리즈번 전경이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눈이 호사스럽다는 말이 이런 곳이 아닌가 싶다. 강 건너편 아름다운 도시의 건물을 배경으로 멋진 인증사진을 남겨본다.
자연이 빚은 선물 같은 아름다움과 그곳에서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곳! 여행 첫날부터 호주의 매력 속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