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이 궁금하다면 너의 어머니 얼굴을 보라”

[최원영의 책갈피] 제158화

2024-05-27     최원영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삽니다. 그래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불행한 삶을 살게 되고, 사랑을 충분히 받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몇 차례 글을 통해 우리는 사랑의 올바른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대략 정리해보면,

첫째, 사랑이란 ‘너’의 입장을 헤아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기꺼이 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사랑이란 그 사람 곁에 있어 주는 것이며,

셋째로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더 못 해준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채워주고 있는 그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묵음’이 되어야 한다는 소중한 지혜도 배웠습니다.

넷째로는, 힘들 때면 ‘처음처럼’을 떠올려보라는 지혜를 알았고,

다섯째로는, 사랑이란 적정거리를 유지하는 것, 즉 친할수록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사랑할수록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살폈습니다.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는 부모님의 사랑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분들의 사랑을 먹으며 우리는 성장했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랑이 어떠했는지를 알면 어른이 된 우리 역시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겁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곧 가장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이제 그 사랑을 알아보겠습니다.

 

2015년 성탄절 하루 전날 일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면 부모의 자식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의 어느 병원입니다. 27세의 남성은 그해 1월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의 일 년을 뇌사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판정한 의사들은 가족에게 생명유지 장치를 떼자고 했고, 남자의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청년의 아버지만 동의하면 되었습니다. 이윽고 59세의 아버지가 병원에 왔습니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들이 아직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의사들을 향해 총을 겨누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란의 와중에 아들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멈추었던 심장박동이 다시 뛰었고, 놀랍게도 아들은 살아났습니다. 이 난동으로 인해 아버지는 법정에 섰습니다. 그러나 법정에서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무죄로 석방되었으니까요. 건강을 되찾은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이 자신을 살렸다고 고백했습니다.

부모의 사랑은 이처럼 헌신적입니다. 그리고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여러분과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다른 이야기도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한 소년이 ‘위대한 스승’을 만나기 위해 오랫동안 방황했습니다. 소년은 깊은 숲과 황량한 사막을 헤매고 다녔지만 ‘위대한 스승’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너무 지쳐서 나무 밑에 털썩 주저앉아 쉬고 있는데, 하얀 수염과 맑은 눈동자를 지닌 한 노인이 나타나더니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왜 그렇게 방황하고 있느냐?”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위대한 스승을 찾고 있습니다.”

노인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찾는 위대한 스승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가르쳐주마. 지금 곧장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러면 어느 한 사람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올 것이다. 그 사람이 바로 네가 찾는 ‘위대한 스승’이란다.”

소년은 꿈에 그리던 ‘위대한 스승’을 빨리 만나고 싶어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소년이 대문을 두드리자 한 여인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와 소년을 맞이합니다. 위대한 스승은 바로 소년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 생명을 주신 분이고, 생명에 사랑까지 채워주신 분입니다. 신(神)이 자신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주었다는 답변을 어느 글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내 얼굴이 궁금하다면 너의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 된다.”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