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무기

[최원영의 책갈피] 제173화

2024-09-10     최원영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회사 브랜드를 보고 취업을 하지만, 바로 위의 상사나 동료와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피로감 때문에 사표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가지려면 그래서 인격이 갖춰져야만 합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수백 명의 성공한 CEO를 대상으로 성공비결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은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하나는 ‘업무 능력’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간관계 능력’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두 능력의 비율입니다. 업무 능력은 고작 15%이었지만 인간관계 능력은 무려 85%나 된다는 겁니다.

카네기공과대학에서는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들 10,000명을 조사해보았더니, 실패 원인 중 85%는 바로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것이지만 비율은 거의 똑같으니까요.

업무 능력은 곧 전문성, 또는 능력이나 기술, 지식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성공한 삶에 주는 영향력은 15%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85%를 차지하는 인간관계 능력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사를 세운 스티브 잡스는 능력 면에서나 창의력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난 사람입니다. 20대 중반에 현금 2억 달러를 예치해둘 만큼 억만장자이기도 했고요. 그러나 자신이 창업한 그 회사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인간관계 능력, 즉 인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은 어떨까요? 15%밖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전문성 교육에 올인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대학에서도 교양 과목은 전문성과 관련된 과목들이 대부분입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힘겹게 들어가 놓고는 정작 행복하지 않아 스스로 떠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긍정심리학》을 쓴 마틴 셀리그만은 행복한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222명의 대학생을 무작위로 선정해서 여섯 가지 검사를 하고, 그들이 느끼는 행복을 엄밀하게 측정한 다음,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밝혀진 상위 10%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 학생들이 불행한 사람들이나 보통 사람들과는 현저하게 다른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폭넓은 대인관계’와 ‘보람 있는 사회생활’이었다. 그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적고, 사회활동 시간이 가장 컸으며, 대인관계가 매우 좋았다.

이처럼 행복한 사람이 타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행동은 자연스레 이타주의로 이어진다. 예전에 나는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들이 훨씬 더 이타적일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따라서 행복할수록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고,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좋아하고, 낯선 사람들과도 자신의 행운을 나누고 싶어 한다.”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사람들, 타인의 아픔을 함께 슬퍼하고 타인의 기쁨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격을 잘 갖춘 사람들입니다.

《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의 저자인 최운규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과연 아무런 방어를 하지 않으면서 사람을 대할 수 없을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무기가 없는 만남이 되어야 한다. 등 뒤에 총칼을 숨기지 말고 만나야 한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 친밀함이 없기 때문이다. 비밀이 많기 때문이다.”

 

좋은 인격이란 내 몸의 가시를 스스로 제거해야 갖춰집니다. 주머니 속에 꽁꽁 감춰둔 흉기를 없애는 겁니다. 그러나 이것을 없애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는 가시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시는 외부 존재에게는 흉기가 되지만 스스로에게는 방어  수단이 되어 아픔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그러나 남들은 압니다.

상대의 관점에서 나를 들여다볼 필요가 그래서 필요합니다. 그래야 내 가시의 실체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해서 내 가시를 나 스스로가 없애야만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겁니다. 이것이 친밀감을 형성하는 비결입니다. 친밀감은 이렇듯 ‘너’ 때문이 아니라 ‘나’의 태도 변화로 인해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곧 나의 인격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비법입니다. 그리고 높아진 이 인격이 우리의 삶을 더욱더 성공시키고 행복하게 해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