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과 꼴통의 정치, 멈춰야 할 때

[기고] 윤대기 / 변호사

2024-10-07     윤대기

 

“말을 듣나? (너도) 알고 있을 거 아냐, 혼자만 얘기하고 그런다는 거. 답답해. 그 누가 얘기하냐고. 얘기해 봐야 괜히 뭐 본전도 못 찾으니 그냥 입 다물고 있는 거지.”

“야 웃긴다. 대통령실이. 지금 정신 나간 거야. 그 생각 자체가 골 때리는 거지. 저게 지금 꼴통이 맞아. 지금 있잖아. 본인이 뭘 잘못했냐고 계속 그러고 있대. 하하하.”

최근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꼴통'이라 지칭한 발언이 공개되며 정치권을 강타한 논란은 단순한 내부 갈등의 표출이 아니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독선적 리더십과 불통의 정치가 어떻게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불통의 정치는 국민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책 추진력마저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윤석열 정부는 연금, 의료, 노동, 교육 등 핵심 개혁 과제를 내세웠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준비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 의료 개혁은 필수적인 공공 의료 인프라 개선 없이 의사 수 증원만을 강조하여 의료 대란을 초래했고, 연금 개혁은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추진되며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또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인구 전략 기획부 신설조차 진척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책 실패는 소통 부재와 불통의 정치가 낳은 결과다.

정치의 본질은 타협과 조율이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한 정책을 펼쳐야만 성공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의 한국 정치에서는 이러한 원칙이 사라지고, 독선적 리더십이 강화되며 소통이 단절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불통의 정치로 인해 탄핵에 이르렀던 사례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당시 국정 운영 실패는 내부 갈등과 소통 부족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으며, 이는 정치적 신뢰의 상실로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가 직면한 문제는 단지 정책의 실패에 그치지 않는다. 내부 참모가 대통령을 '꼴통'이라 비판한 사건은 대통령실 내부에서조차 소통 부재와 불통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내부 갈등이 계속되면 정권의 안정성은 더욱 흔들릴 것이며, 국민의 신뢰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불통과 꼴통의 정치는 멈춰야 한다.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호 타협과 협치를 통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소통 없는 정치, 독선적 리더십은 결국 국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정치적 신뢰를 무너뜨린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소통과 협치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복원해야 할 것이다. 실기하면 군주민수(君舟民水), 물은 배를 띄울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