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봄 도우미, 도전적인 밝은 인재로 인정하고 맞이해야
[다문화칼럼] 이진경 / 사회복지학 박사
이주의 여성화는 가사노동, 육아, 간병과 같은 돌봄노동을 위해 국경을 넘는 현상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자신의 자녀, 가족을 두고 이주국의 가사도우미, 육아, 노인 수발과 같은 돌봄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1990년대 중국이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어느 정도 허용하는 분위기일 당시 조선족 남성들은 유교적으로 상업을 천시하는 이데올로기를 벗어나는데에 주저했다.
반면, 여성들은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교육비를 벌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과감히 한국에 입국하여 돈벌이에 뛰어들었다. 현재 중국 국적의 요양보호사가 80.8%를 차지하는 배경이다. 송출국의 담론 구축에 있어 필리핀에서는 이주여성을 ‘국가의 영웅’이라고 하여 여성의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송출한다.
이렇게 이주한 여성들은 치매환자, 수면 장애 환자, 배회 환자, 난폭한 환자 등 돌봄을 하기 위한 노동현장에서 강도높게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따른 댓가의 부족이나 차별적인 경우 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은 돌봄 현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는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2025년이면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예고했다. 돌봄 인력의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요양보호사는 2024년 7월 기준 총 291만 3925명이지만 실제 근무는 전체의 22.8%인 66만 5780명에 그쳤다. 외국인 요양보호사도 2만 104명이지만 실제 근무자가 5604명으로 전체의 27.9%에 불과한 수치에서 열악한 환경과 처우임을 알 수 있다.
당장 3년 후 2027년에 필요한 요양보호사는 75만5,454명이지만 약 8만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 돌봄대란, 돌봄절벽에 대한 우려가 깊다. 외국인 돌봄 도우미로 돌봄의 공백을 대체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현재의 돌봄노동에 유입되지 못한 내·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를 간과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박경민의 <일본 돌봄 노동자 연구>에서 나타나듯, 고령의 일본인 이용자들은 외국인 돌봄자들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결과와는 달리 우리에겐 외국인의 돌봄에 대한 홍보나 인식은 물론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는 실정이다.
일본의 고령자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언니가 왔다” 라는 말로 외국인 돌봄 여성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치매로 인해 가족은 몰라봐도 외국인 돌봄 여성을 알아볼 정도로 가족처럼 생각하는 돌봄을 외국인 여성들이 실행하고 있다.
고령인 이용자들이 왜 외국인 돌봄 도우미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많은 일본인들은 “자국인은 잘 웃지 않으니까”라고 답했다. 외국인 돌봄도우미들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만나고 친밀감있는 소통을 하고 있어 이를 두고 “상냥하고, 밝고, 친절하고, 언제나 웃는 얼굴”이라는 표현이 흔한 수식어로 붙는다.
돌봄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채 처우개선을 미룬다면 동포, 국내 대학 졸업 유학생, 단순근로자의 배우자 등의 요양보호사 진입 증가 기대보다 돌봄노동현장을 떠날까 우려스럽다.
외국인 돌봄 도우미가 절실히 필요해졌으니 이들이 웃는 얼굴로 일할 수 있는 우리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적이고 밝은 인재라고 인정하여 맞이하는 것부터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