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소복이 내렸어요!
[포토에세이] 첫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어요
2024-11-27 전갑남 객원기자
"여보 여보, 밖에 좀 나와 봐."
"첫눈이 왔죠?"
"눈이 소복이 내렸다니까!"
아내가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동이 뜨는 아침에 온 세상이 눈 천지입니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렸나? 신발이 푹 잠길 만큼 쌓였습니다. 첫눈치고는 폭설입니다. 소녀 감성의 아내는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릅니다.
우리 집 주목나무, 소나무엔 멋진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죄다 입을 떨 군 감나무에도 눈꽃이 피었습니다.
우리 동네 뒷산 마니산은 별천지입니다. 구름 낀 하늘에는 하얀 눈썹달이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눈꽃 핀 나무에서 참새는 째액짹. 하늘에선 기러기떼가 날며 끼룩끼룩. 오늘은 먹을 게 있을까?
눈길을 걸어봅니다. 오늘은 내가 세상의 첫 손님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아내가 말합니다.
"오늘같이 눈 내린 날은 눈이 아름다운 시(詩)가 되겠어요. 맑고 깨끗한 영혼의... "
눈 내리는 날눈이 내리면세상은 참 깨끗해진다눈은 하얀 도화지무엇인가를 쓰고 싶다맑은 마음에시 한 수 나올까연필을 들자머릿속이 하얘진다눈이 시인인 것을왜 몰랐을까ㅡ 자작 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