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사회복지시설 석면조사비용 지원해야"

보조금 운영 노유자 시설들, 수백 달하는 비용 난감

2013-03-20     이병기
 "예산을 확보할 방안이 없습니다. 영리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부담스럽죠.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공공요금 충당도 어려워 후원금으로 꾸려가고 있어요. 재원 마련도 어려운데 석면조사비용을 지출하면 아이들에게 쓸 돈을 못 쓰게 됩니다. 아이들은 투자한 만큼 성장하는데요. 정부가 일방적으로 법을 만들면 비용은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 인천 A 아동양육시설 관계자
 
인천시가 재정형편이 어려운 노유자 사회복지시설들을 대상으로 건축물 석면조사비용을 지원해 줄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한구(계양구)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천광역시 석면안전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오는 22일 20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례안은 최초 명예석면안전관리감시단 운영, 슬레이트 시설물의 해체·제거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담고 있었다.
 
입법예고 기간인 지난 2월 18일 전국석면환경연합회 인천협회는 노유자 사회복지시설의 석면조시비용 지원 등을 제안했으며, 현재 의견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작년 4월 시행된 석면안전관리법은 석면 사용이 금지된 2009년 1월 이전 착공된 건축물 중 500제곱미터 이상(어린이집은 430제곱미터)인 대부분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석면조사를 의무화했다.
 
건축물 소유자는 기준에 따라 2014년에서 2015년 4월까지 조사를 마쳐야 하며, 이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건축물이 공공기관 소유가 아닌 개인이나 법인의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석면조사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
 
통상적으로 건축물 석면조사비용은 일정한 금액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1제곱미터당 1천원 초반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건축물 석면조사기간이 기준에 따라 2014년과 2015년까지 정해져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는 수요 급증에 따른 조사비용 상승이나 심지어 조사기관을 찾지 못해 석면조사를 실시하지 못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남동구에 위치한 부자보호시설 아담채의 홍진규 사무국장은 "도시가스나 전기세 등의 공공요금뿐만 아니라 식비, 인건비까지 상승한 시점에서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1년 예산을 충당하지 못한다"면서 "아이들과 아버지들의 교육 프로그램은 후원금이나 자부담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200여만원에 달하는 석면조사비용과 그 이후 관리비용까지 고려하면 부담이 많이 된다"라고 우려했다.
 
홍 사무국장은 "얼마 전 타 지자체에서 요양원 화재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우리 시에서 지역의 복지관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소화기 등 화재예방을 위해 300만원씩을 지원한 적이 있다"면서 "각 군구별로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기금이 있으니 시설마다 아동복지나 노인, 여성 등의 분야별로 나눠서 지원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윤현성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대리는 "사회복지시설 예산의 대부분이 인건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석면조사비용이 발생하면 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한다"면서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노유자 시설들은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정부 시책으로 도입하고 보급한 만큼 그 책임 역시 정부에서 일정부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미경 전국석면환경연합회 인천협회 대표는 "석면은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전국의 초가지붕을 개량하면서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으로 대폭 교체되기 시작했다"면서 "1990년대 전후에는 공공기관 건축물 등 초중고를 비롯한 대학교 건물에 다량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대한민국 곳곳에 1급 발암물질이 퍼지게 됐다면 최소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유자 시설들만이라도 지원을 하는게 마땅하다"면서 "지역에서 석면조사비용과 더불어 이후 발생하는 석면해체·제거 처리비용과 관리비용까지 일정부분 보조해 주는 조례안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