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외국어 원어민 보조교사제 폐지되나?

재원부족 이유로 외국인 교사들과 계약 안해

2014-08-04     양영호 기자
<인천 영어마을의 원어민 수업 모습>

인천에서 과다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실시해 온 원어민 보조교사제가 교육청의 재정난으로 시행 9년 만에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인천교육청은 4일 9년 동안 실시해온 원어민 보조교사과 재계약을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2학기부터 계약(1년)이 만료되는 원어민 보조교사 가운데 인천국제고, 과학고, 미추홀외고 등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인천시내 초·중·고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보조교사는 총 274명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근무중인 원어민 보조교사 중 이달 중 계약이 끝나는 중학교 31명, 고교 4명, 연수원 3명 등 38명이 우선 일선 학교에서 더 이상 일하지 못하게 됐다.

또한 인천지역 초등학교의 경우도 올 8∼12월 계약이 끝나는 111명 중 재계약을 희망하지 않는 49명을 대체할 신규인력을 선발치 않을 방침이다. 재계약을 희망한 62명에 대해서도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국 현재 재정상태가 불안한 상황에서 원어민 보조교사 1인당 연간 4천만원 정도 소요되는 예산절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김화연 시교육청 장학사는 "원어민 보조교사들에 대한 연간 지원예산은 시 보조금(20억원)을 포함해 총 100억원 정도"라며 "시교육청이 예산상 어려움이 있어 재계약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어민 보조교사 운영사업은 외국어 교육격차 해소 및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하고 있지만, 교육재정 여건상 앞으로는 초등학교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의 원어민 보조교사 배치율(총 학교 가운데 보조교사 배치 학교 비율)은 55%로 전국 평균 81.4%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인천의 교육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적지 않게 표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