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역량을 마음껏 펼쳐 봐요"
[얼쑤 인천!] 볼거리와 놀거리 많은 곳
"남구에는 작은 문화기반시설이 곳곳에 있어 동네 주민들이 언제든 편하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주민들에겐 자신의 문화적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편이죠. 시민들은 일방적 공연 관람에서 벗어나 문화의 주체로 떠오르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참여합니다. 이런 과정 역시 문화예술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죠." - 최혜은 학산문화원 사무국장
인천 남구가 지역의 문화예술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에서도 그 수가 많지 않은 영상미디어센터(주안)를 비롯해 독립·예술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공간 주안, 청소년 미디어센터와 학산문화원 등이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인천에 3곳밖에 없는 소극장 역시 남구에 모여 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작은극장 돌체는 극단 '마임'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공연들로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안겨준다. 더불어 인천문화회관 소극장과 학산소극장에서도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미선 남구청 문화예술팀장은 "구도심인 남구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책을 찾다 보니 교육과 문화를 고민하게 됐다"며 "주안에 밀집된 문화예술 공간, 얼마 전 송도로 이전한 인천대와 인하대 등 대학 2곳이 남구에 속해 있어 다른 지차체에 비해 교육·문화예술에서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구도심인 남구는 100석 규모의 소공연장은 몇 군데 있지만, 대규모 공연장이나 야외공연을 펼칠 만한 곳이 부족한 편"이라며 "남구청사를 재건축할 경우 대회의실과 공연장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미디어 축제로 지역 정체성 만들기
남구는 지역 주민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축제도 펼치고 있다.
영화공간 주안과 수봉인공폭포,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주안미디어 문화축전'은 미디어아트공연(샌드에니메이션, 마리오네트공연), 인천유스필름페스티벌, 우리동네 CF 시사회 등 남구가 첨단 미디어 공간으로서 지역축제 정체성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진가를 얻고 있다.
지난해 여름 수봉인공폭포에서 열린 '주민이 만드는 열린 음악회' 오케스트라 공연은 시민들의 문화예술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김미선 팀장은 "동네 할머니, 할아버님 등 어르신들이 오케스트라 연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좋아하셨다"며 "구도심에는 노인 인구가 많은 편인데 이 정도로 좋아하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민이 만드는 열린 음악회'는 민간주도형 문화프로그램으로 시기에 따라 테마가 있는 음악회 공연으로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구민의 날 기념식에 열린 미추홀 축전은 많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즐기는 축제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은 시민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동별 장기자랑, 실버·어린이 미술대회와 씨름대회가 열려 구민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남구는 군부대로 가려져 주민들도 잘 모르던 시도기념물 1호(남구) 문학산성 일부구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백제시대 건축물인 문학산성은 '미추홀 고성', '남산성'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지난 1986년 기념물로 지정됐다.
남구는 지해난 11월 말 문학산성 유지보수 공사를 계기로 군의 협조를 받아 구민 등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등반대회는 1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문학산의 늦가을 정취를 느꼈다. 올해는 문학산성 보수와 함께 더 많은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주변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회, 공연 등을 마련하려고 한다.
남구의 문화예술 활동에 큰 축을 담당하는 학산문화원은 시민들의 일방적 관람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학산네' 활동으로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최혜은 학산문화원 사무국장은 "아직은 예산 문제로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홍보활동이 다소 부족한 편"이라며 "그러나 지역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숙 작은극장 돌체 대표는 "지역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체장과 지자체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며 "남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예산이 부족한 편이지만,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문화는 결과가 바로 드러나진 않는다"며 "그러나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이나 작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가 교육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