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진형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3년 후 송전탑 지중화 가능하다"

2010-01-15     이병기

Q. 18대 총선 공약으로 십정동 송전탑 지중화를 약속하면서 당선 후 주민간담회나 부평구(인천시)·한전과 지중화를 하기 위한 협의 등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 지중화를 이루려고 진행했던 일들을 설명한다면?


A. 2008년 10월부터 지중화 관련 관계기관 의견 수렴을 위해 부평구청장,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구의원을 비롯해 인천시 공무원, 한전, 교육청, 학교장, 재건축위원장 등이 부평 내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한전에서 보고도 받고, 직접 공사현장을 둘러보거나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우선 이설공사를 완료하더라도 한전의 경영상태가 현 추세대로 좋아진다면 지중화가 가능함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비추어 3년 후에는 지중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지난해 10월 초부터 송전선로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지중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한편, 주민 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A. 345Kv 신인천 송전선로는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의 전력공급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로입니다. 하지만 주민 간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과 공사 방해금지 가처분신청 등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이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 간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궁극적으로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만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Q. 주민들이 요구하는 송전탑 지중화를 실시하려면 약 4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형 의원은 "한전의 경영난으로 현재는 어렵지만, 3년 후 지중화를 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A. 고유가로 인한 한전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어 한전은 당초 지자체에서 소요 공사비의 2분의 1 이상 부담을 하면 지중화를 시행하던  방침을 변경해 전면 지중화 사업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2008년에 지중화 관련 관계기관 회의에서도 지역숙원사업인 지중화는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전의 경영난으로 사업추진이 어렵지만 사업비를 연차적으로 투입하면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2009년 10월 초 국회에서 한전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확인했는데, 2008년도에는 한전의 경영실적이 2조9천억원의 적자를 넘어섰고, 2009년도에도 4분기까지 순이익 적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3분기까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돼 2800억원의 흑자를 나타내고 있는 등 한전의 경영난이 대폭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 했습니다.

한전에서도 지중화 사업은 한전의 본연의 업무로 현재는 어렵더라도 3년 후 쯤 경영개선이 되면 지중화 사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시와 한전이 50%씩 지중화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도 인천시와 부평구가 2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비용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지.

A. 전국의 송전선로 지중화율이 9.5% 수준에 불과하고, 모든 지중화 사업에 국비를 지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중화는 한전과 지자체가 서로 부담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앞서도 언급 했듯이 한전은 지자체가 지중화를 위한 케이블 공사비, 토목구조물 공사비, 케이블헤드 부지비용, 철거비용 등 총 소요 공사비 2분의 1 이상을 부담해야 지중화 사업을 승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중화 사업에는 막대한 예산이 수반돼 구비와 시비 확보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각적인 국비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지금으로선 국비지원 사업예산은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지중화는 지역 주민들에겐 절실한 숙원사업이므로 한전은 지역 공기업의 자세로 한전의 경영상태가 호전되면 지자체와 협력해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한전은 지중화 사업비용을 시와 한전이 반반씩 분담하자는 제안이 들어올 경우에만 송전탑 지중화 절차를 밟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인천시는 지중화 계획이 부평구청에서 계획서가 올라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중화 사업을 방관하고 있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천시가 먼저 한전에 지중화 사업을 제안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현재 지중화 사업의 업무분담을 보면 부평구는 지중화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행정 절차를 수행하며, 인천시는 시비를 지원하고 행정적 지원을 하며, 한전이 사업승인을 하고 사업비를 일부 부담해 공사를 시행하도록 분담되어 있습니다.

이미 부평 고압선 지중화에 대해 인천시에서도 2008년 12월 한전과 지식경제부를 방문해 한전의 참여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9년 10월10일에는 부평구에서 인천시에 지중화 사업 검토에 따른 우선 추진을 건의했고, 인천시가 향후 우선순위로 사업을 선정하고 예산지원을 하도록 건의했습니다. 또한 10월26일과 27일에는 부평구가 한전에 다른 지역보다 우선해 예산 및 행정절차 이행으로 조기에 지중화를 하도록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인천시가 제안하더라도 현재로선 송전탑 선로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도 지중화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앞으로 부평구가 지중화 사업 추진계획을 세우는 한편 시와 한전이 사업비를 매칭해 연차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한전의 경영이 개선돼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