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병규 민노당 인천시당 정책국장
"SSM 프랜차이즈 전환은 편법 돌파 속셈"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프랜차이즈 발표 이후에 전국적으로 일시정지 권고를 받았던 50여곳의 SSM이 가맹점으로 변경했습니다. 그 1호가 갈산점이죠. 대기업들은 일시정지 권고를 뚫고 나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프랜차이즈라는 편법으로 돌파하려는 속셈입니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은 지난 달 22일 '중소자영업 보호·육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 제시'란 주제로 2차 정책포럼을 열고 지자체 차원의 중소자영업자 종합적 지원을 촉구했다. 또 지난 7일에는 이정희 민노당 국회의원이 부평구 갈산동의 사례를 들며 프랜차이즈 SSM 추진을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의 SSM 입점 저지 운동 선두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박병규(35) 민노당 인천시당 정책국장을 만나 인천시내 SSM 추진 상황 등을 들어봤다.
"인천에서 SSM이 추진되는 곳은 모두 8군데입니다. 그 중 옥련동은 다른 곳처럼 일시정지가 아니라 홈플러스가 자율조정으로 물러난 경우죠. 7곳에서 홈플러스가 SSM을 추진 중이고 석바위는 킴스마트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측컨데 홈플러스측은 관내 7곳을 전부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갈산동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거죠."
부개동의 경우 소상공인들과 홈플러스가 계속 대치하면서 고소까지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소상공인 2명과 정재식 대형마트 규제와 소상공인 살리기 인천대책위 사무국장, 김응호 민노당 부평구위원회 위원장을 영업방해로 고소한 상태다.
"석바위는 인천시의 일시정지 권고가 떨어지기 전에 영업을 개시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킴스마트가 기습적으로 개점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상인들이 개점 이후에 거리집회와 피켓시위를 하고 있지만 킴스마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에서 일시정지 권고를 내렸다고 하지만, 영업이 시작된 이후기 때문에 애매한 경우죠."
그는 시민단체나 민노당 등이 상인들과 연대해 SSM 입점 저지를 도울 수 있지만, 이해당사자들의 의지가 약하면 반대 운동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역 상인들은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장사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 공동체라는 면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홈플러스에 일시정지가 떨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없고 우리만 반대 운동을 해봤자 이슈화를 하기 어렵습니다.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죠."
박 정책국장에 따르면 석바위시장은 상인회 일부 구성원들의 열정은 인정하지만, 상인들마다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응집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박 정책국장은 "지금은 대형마트 규제 인천대책위와 연계하고 있지만, 킴스마트 영업을 막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잘해야 영업시간 단축이나 품목 제한 등을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일시정지 권고 중 자율조정에 의해 상인과 SSM이 상생했다고 발표한 사례 중 상인들에게 실제 이득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대기업들은 오후 10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30분 내지 1시간 정도 축소하거나 과자, 담배 등을 팔지 않는 것으로 상인들과 협상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영업시간을 1시간 줄인다고 손익이 크게 차이 나는 편은 아니거든요. 상생했다고 발표한 다른 지역들도 홈플러스 뜻에 상인들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는 "중앙당과 이정희 의원실에서는 프랜차이즈 SSM 역시 사업조정 대상이 타당하다는 결실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중소상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