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체매립지 확보 용역 착수

개별 아닌 3개 시도 공동 대체매립지 확보 가능성 낮아, 수도권매립지 영구화 포석 의혹

2017-09-27     김영빈 기자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를 찾기 위한 연구용역이 시작됐다.

 인천시는 인천·서울·경기가 공동 발주한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27일 열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용역은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선정하고 조성 및 운영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주변지역 주민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다.

 3개 시·도는 용역 수행업체에 적정 후보지를 3곳 이상 제시토록 했다.

 또 3개 시·도의 폐기물관리실태 조사·분석 및 장기 목표 설정, 자원순환기본법 시행(2018년) 및 직매립 제로화에 따른 3개 시·도 폐기물 관리전략, 국내외 우수 폐기물정책 사례조사를 진행한다.

 이번 용역은 벽산·동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맡았으며 용역비는 7억5000만원, 용역기간은 18개월로 2019년 3월쯤 최종 보고서가 나온다.

 3개 시·도가 개별 대체매립지를 조성할 것을 요구해 온 인천 시민단체들은 3개 시·도 공동의 수도권 대체매립지 확보 용역에 반발하고 있다.

 공동 대체매립지는 제2의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인천, 서울, 경기 주민들이 모두 거세게 반대하고 나설 것이 뻔해 후보지 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럴 경우 수도권매립지 영구 사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인천시민단체들의 판단이다.

 수도권매립지 2016년 종료 서구주민대책위원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경실련, 인천시민단체연대 등은 지난해 4월 기자회견에서 “개별 대체매립지가 아닌 3개 시·도 공동사용 대체매립지 확보 추진은 명분 쌓기 용으로 수도권매립지 영구화 시도라는 의혹이 짙다”며 “인천시가 자체 대체매립지 확보 계획을 수립하고 경기도, 서울시에 개별 대체매립지 확보 추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쓰레기는 발생한 곳에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으로 폐기물관리법과 지방자치법은 발생지 처리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3개 시·도가 개별 대체매립지를 확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는 2015년 6월 합의를 통해 수도권매립지 3-1공구(103만㎡)를 추가 사용하고 이 기간 내 대체매립지를 확보하되 3-1 매립장 사용이 끝날 때까지 대체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3-2공구)를 추가 사용키로 했다.

 사용 기간에 대한 명시조차 없이 3-1, 3-2매립장을 사용키로 한 가운데 직매립 제로화 등 쓰레기 감량정책을 감안하면 이들 매립장을 25~30년간 쓸 수 있고 이후 4공구 또는 지반안정화 기간 20년이 훨씬 지난 1, 2 매립장의 토사를 공유수면 매립 등에 활용하고 다시 매립장으로 사용하는 방식의 순환매립에 나서면 수도권매립지는 영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인천시민단체들의 우려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 2012년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자체 폐기물처리시설 건설 방안을 마련하고 2013년 초 인천발전연구원에 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했으나 시장이 바뀌면서 추진을 중단했다.

 당시 계획은 1일 1500t 처리용량의 소각장과 1일 800t 처리용량의 음폐수 및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을 갖춰 매립 쓰레기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대체 매립장 규모를 최소화하는 내용이다.

 이럴 경우 20년(2017~2037년)간 매립할 쓰레기는 생활폐기물 94만2147t과 사업장폐기물 427만4774t을 합친 521만6921t으로 예상하고 매립장 면적은 16만9550㎡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이들 폐기물처리시설 건설에는 총 6186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국비지원 636억원과 민간자본 5550억원 유치를 통해 충당한다는 재원조달계획을 세웠으며 매립장, 소각장, 음폐수 및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은 분산 배치를 원칙으로 하면서 매립장 후보지로는 3곳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대체매립장 후보지는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2014년 7월 취임한 유정복 시장은 1년 뒤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에 합의했고 뒤늦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3개 시·도 공동사용 대체매립지 검토에 나서 수도권매립지 장기 추가 사용 또는 영구 사용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체매립지 확보는 후보지 주변지역 주민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을 비롯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공동사용 대체매립지 확보가 불가능하거나 처리비용 등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 자체 대체매립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