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의 중심인 '매캐한 공업지대'
길 따라 발 따라 … 인천新택리지 ⑬ 동구 송현3동
취재: 이병기 기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인천산업용품유통센터 등 '공업단지'가 들어선 송현3동은 동구에서 가장 큰 면적과 많은 세수입으로 동구 경제의 중심지 구실을 하고 있다. 공업단지는 해수면을 매립해 조성한 것이다.
반면 송현3동 주민센터와 삼부아파트 중심의 일부 지역으로만 주거지를 조성하고 있어 인구분포는 다른 지역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분포를 보인다. 면적은 2.21㎢로 올해 7월31일을 기준으로 2092세대 5032명이 살고 있다.
1906년(광무 10년) 인천부 다소면 송현리였던 이곳은 당시 복숭아와 호박밭이었던 자리(현 수도국산)에 1908년 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인 송현배수지가 설치됐다. 1937년 인천부 송현동으로 명명됐으며, 인천제철의 전신인 조선이연금속 주식회사가 갯벌 3만5천평을 매립해 공장을 입주하면서 공업화가 시작됐다.
1950년 6.25 전쟁 후 피난민들이 정착해 주거지역을 형성한 이후 1962년 5월 송현동이 4개동으로 나뉘면서 송현3동이 됐다.
주거중심지역의 경우 주택 노후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사업성 문제로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돌산-판자촌의 흔적은 아파트에 묻혀
송현아파트
"송현주공이 있었던 자리는 전부 판자집이었어. 공동수로를 사용하고 공동화장실을 썼지. 주공아파트하고 송현아파트 사이는 돌산이었는데, 사람들은 그곳 채석장에서 돌을 캐서 먹고 살았어. 전부 어려운 사람들만 살았던 거야." - 최종도(59, 송현3동)씨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한 송현3동 주민센터는 송현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송현아파트 22개동과 인접한 송현주공 4개동의 주민이 송현3동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전 돌산이었던 흔적은 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찾아보기 힘들다. 약 25년 전에 지어진 송현아파트는 인천에서 비교적 초기에 건설진 아파트로 당시에는 최신식 5층 건물이었다.
지난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인천을 찾았을 때 송현동 일대를 둘러보고 불량주택 철거와 아파트 건립을 지시한 이후 송현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65억원을 들여 송현2동 절개지 공사와 송현3동 내 불량주택을 철거했고, 송현아파트 22동 900세대를 지어 1983년 입주를 완료했다.
하지만 생활여건은 그리 좋지 못했다. 주변 공업단지에서 발생한 분진과 악취로 바람이 부는 날이면 주민들은 코를 막아야 했다. 그나마 지금은 공장들의 자체 정화시설로 나아진 편이다.
현재는 건물의 노후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위한 조합설립을 추진중이다. 지난 7월 인천시에서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지정 고시를 결정하면서 주민들이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이곳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최종도씨는 "아파트가 25층이나 30층 정도 올라가야 사업자들이 달라붙을 텐데, 18층밖에 짓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추진은 하고 있지만 쉽게 될 것 같진 않다"라고 말했다.
정면에 보이는 작은 아파트가 삼부아파트.
주변으로 주택가가 형성돼 있고, 왼편으로 송현주공이 보인다.
노인들의 경우 낡은 집이지만 오래동안 살아온 정든 집을 떠나는 게 부담스럽기만 하다. 노인들은 재건축이 되면 추가 대출을 받아야만 다시 동네로 돌아올 수 있는데, 특별한 소득이 없는 그들로서는 요원한 일이다.
또한 재건축이 하루아침에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몇 년은 걸리는 사업이기 때문에 일부 노인들은 "들어와서 살아보지도 못하고 세상 떠날지도 모른다"라고 걱정한다.
공업단지 인근에 위치해 근로자들이 거주하기도 하지만, 여느 동구의 지역처럼 노년층이 많은 편이다. 송현아파트 건너편 삼부아파트 인근 주택가에는 노인들이 더 많이 산다고 주민센터 관계자는 설명한다.
현재 현대제철과 인천산업용품유통단지, 대주중공업이 위치한 대부분의 터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된 곳이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의 경계선 부근인 수문통삼거리를 통해 연결된 바닷길은 배다리까지 이어졌다.
최종도씨는 "돌산 아래 판자촌 공동화장실에서 나온 인분들을 지금 공장부지 바닷가에 버리기도 했다"면서 "어릴 적 망둥어와 숭어 낚시를 하던 곳"이라고 회상했다.
최씨는 "주민들이 함께 어르신들 효도잔치도 해드리고, 주민들끼리 화합도 잘 된다"면서 "건물이 낡고 생활형편이 넉넉한 동네는 아니지만 살기는 좋은 동네다"라고 자랑했다.
산업을 둘러보다
"송현동은 1939년부터 새롭게 변신하는 터전을 마련하게 된다. 개항 전까지만 해도 수도국산은 갯벌과 갈대밭이었다. 이곳에 인천제철의 전신인 조선이연금속주식회사와 한국강업(동국제강 인천제강소 전신), 그리고 일본차량주식회사가 갯벌 3만5천평을 매립해 공장을 세우면서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게 됐다." - 김종대 동국제강 홍보팀장 '인천제강소 주변의 풍물을 추억하다' 中
송현동은 동국제강과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 생산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한 지역경제 기여도 역시 동구와 인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도로 공사가 한창인 중봉대로 옆에는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와 현대제철 인천공장,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이 담 하나를 사이로 이웃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곳에서 철근과 형강제품을 생산하고, 현대제철은 H빔과 스테인레스 제품을 만든다.
인천산업유통센터
인천산업용품유통단지
송현3동과 송림4동에 걸쳐 있는 인천산업유통센터는 공구와 동력, 철재, 편익상가 등이 조성돼 다양한 사업용품들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 6천여대의 주차가 가능하며 타 공구단지보다 30% 이상 점용면적이 넓어 인천을 대표하는 산업공구 유통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산업유통센터는 'One Stop Shopping'을 목표로 23만m²(약 7만여평) 터에 공구와 동력상가 39동, 철재상가 13동, 지원상가 3동을 조성하고 있다. 또 20% 이상 녹지휴식공간도 마련돼 있다.
9개 공단의 중심축에 위치한 이곳은 육상으로 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신공항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있다. 수인선과 인천지하철 3호선 등도 단지와 인접해 관통될 예정이다. 인천항과 북항의 바닷길과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의 하늘길로 육해공 교통망의 중심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용품의 소비자인 제조업체들이 배후에 밀집돼 있어 수요와 공급이 원활한 장점을 지닌다. 반경 1km 이내에는 남동공단과 경인주물단지, 김포 검단공단이 있다. 1.5km 거리에는 한국수출산업공단 4~6단지와 인천기계공단, 인천목재공단, 금호주안공단 등이 위치한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등의 개통으로 시흥과 광명, 안양, 반월 시화공단을 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고, 인천항과 북항 덕에 대중국 수출전략에도 이점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