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경남 무승부, "서로에게 상처 입히다"
[인천유나이티드 리뷰]
인천이 경남과의 소나타 K리그 2010 27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인천은 유병수의 두 골로 앞서가다 종료 직전 이지남과 윤빛가람의 연이은 득점으로 무승부를 허용했다. 이 날 경기에서 인천은 유병수의 득점왕 완전예약이라는, 경남은 패배 탈출이라는 희소식을 얻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살펴보면 이 날의 무승부는 양 팀에게 상처만 입히게 되었다.
chapter1. 인천의 상처
현재 인천의 6강 진출 가능성은 없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내팽겨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천은 자신이 올라 갈 수 있는 최고의 순위를 노리고 있다. 현재 인천은 승점 29점으로 9위에 올라있다. 8위 부산과는 승점 1점 차이이고, 7위 수원과는 5점 차이이다. 남은 경기에 따라서 7위를 노릴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차피 6강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순위싸움이 무슨 소용이냐?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9위로 시즌을 끝내는 것과 7위로 시즌을 끝내는 것의 차이는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로 나타난다. 7위로 시즌을 마치면 “아 조금만 잘 했으면 6강 가능했는데, 내년을 기대해야지”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생각은 팬들이 많이 하게 된다. 팬들에게 희망을 가진 채로 시즌을 마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채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내년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친다.
여하튼 인천은 7위를 하기 위해서 1승이 아주 중요했다. 특히 경남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얻을 수 있었던 1승의 가치는 따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천은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쳤다. 8위 부산이 패배를 기록하면서 승점 차이는 1점으로 줄였지만, 8위 자리를 뺏지 못했다. 경남을 상대로 승리를 했다면 7위 수원과의 승점 차이가 3점으로 줄면서 7위 자리도 보다 쉽게 뺏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천은 이러한 기회를 날렸고, 이는 인천의 상처가 되었다.
chapter2. 경남의 상처
현재 6강 내 팀들의 순위싸움 양상은 다음과 같다.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직행권이 걸린 1위와 2위는 서울과 제주가 차지하고 있다. 이 두 팀이 서로가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아웅다웅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2위인 서울과 3위 성남의 승점 차이는 7점 차이다. 남은 4경기 안에 3위 이하 팀이 2위 안으로 들어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3위 이하 팀들 안에는 경남이 포함되어 있다. 26라운드가 끝났을 때 3위 성남과 4위 경남의 승점 차이는 1점이었다. 3위와 4위 모두 순위로서는 아주 높은 순위이다. 하지만 3위는 준플레이오프까지의 경기를 모두 홈에서 치르는데 반해 4위는 3위와 준플레이오프를 벌인다면 원정경기를 벌여야 한다. 즉 체력 관리에서 핸디캡을 안는 것이다.
축구의 플레이오프는 3일 간격으로 일정이 치루어진다. 3일이라는 시간은 체력을 추스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이렇게 체력관리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약간의 체력적인 변수는 크게 작용하게 된다. 때문에 2위를 차지하기가 힘든 지금 3위라도 차지하는 것이 경남에게 이롭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남은 인천에게 승리해야 했다.
특히 3위 성남이 전남을 상대로 승리를 했기에, 경남의 승리는 더욱 절실했다. 이 날 승리를 못하면 3위 탈환시기가 늦춰지게 되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승률이 비슷한 성남을 상대로 잔여경기 3경기에서 당장 3위를 확보하기란 힘들다. 때문에 인천전에서 3위를 탈환 못하면 사실 상 3위는 날아가는 것이었다.
3위로 오르기 위해 필수였던 경남. 경남은 결국 인천에게 끌려다니다 무승부를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경남은 3위 탈환 여부가 불투명하게 되었다. 이것이 경남의 상처이다.
글 = 김인수UTD기자(zkslqkf200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boriwol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