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에게 보내는 질문과 대답 2

(14) 입학과 졸업, 시작과 끝 - 글/그림 이수석 강서중 교사

2019-02-14     이수석



“안녕! 태극기야?”
“친구, 안녕!”
“지난번엔 음과 양을 갖고 세상사는 지혜를 알려주고 이야기했잖아.”
“그렇지. 아빠와 엄마의 이야기도 했고, 결론은, 네가 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일등과 꼴찌, 모두에게 박수를 쳐야 한다고 이야기 했지.”

“이제 개학하고 졸업식을 하잖아. 그리고 조금 있다가 다시 입학을 하고. …입학과 졸업, 시작과 끝은 언제나 되풀이 되는 거 같아. 무언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시작을 해야 하니까 말이야. …솔직히 지겨울 때가 있어. 언제나 되풀이 되는 거 같으니까.”

“^^언제나 되풀이 되지. 삶과 죽음, 시작과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하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새롭고 다르잖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 … 취업하고 퇴직하고, 그리고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하며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하잖아. …매일 매일이 지겨운 것은 오히려 그 삶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조금씩은 변하잖아.^^ 그게 행복인데 말이야.”
“아하, 세 잎 클로버와 네 잎 클로버!”
“빙고!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고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니까. 사람들은 행운을 쫒기 위해 행복을 밟으며 다니는 거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에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는 작품이 있어. 그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이지. …시작한 일에 끝마무리가 있어야 한다는 유종(有終)의 미란 말도 있잖아.”

“…그런데 또 시작이잖아. 또 한 해가 지났을 뿐이잖아. 2018년에서 2019년으로 숫자만 바뀌었잖아.”
“어? …왜 그렇게 생각하지? …친구의 젊음이 항상 있을 수 없고, 친구의 건강이 언제나 지금과 같을 수는 없네. 또한 친구의 지위가 항상 지켜질 수 없으며, 친구의 생명도 때가 되면 깨끗이 내놓아야 하네. …때를 바로 아는 것을 지시(知時)라고 한다네.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바로 알아야 하네. 그 때를 모르고 나서면 낭패 보기 쉽네.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바뀐 건 숫자만 바뀐 게 아니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바뀐 것이라네. 나이 한 살을 더 먹은 것이고, 또는 더 자란 것이거나 늙은(?) 것이네. 새 학년이 시작되었고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하였음을 알리는 것이네. …자넨, 2018년도를 보내며 아쉬웠던 게 뭐였나? 그리고 2019년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기로 했었네. …담배는 정말 많이(?) 줄였는데, 술은……. ‘술은 마음을 전달하는 물질이다’는 칸트의 말을 존중하기에…. 미안하이. …2019년에는 담배를 끊고 술도 많이 줄일 것이네. 악기배우기-기타와 하모니카를 배울 것이네. 일주일에 책 한권을 아주 재밌게 꼭 읽을 것이네. 그리고 운동을 열심히 지속적으로 할 것이네.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이네.^^”
“어떠한 것에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리는 것을 집착(執着)이라 하네. 깨끗하게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있는 마음을 미련(未練)이라고 하네. 집착과 미련은 인생을 추하게 만드네. 봄은 봄의 임무를 마치면 여름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네. 여름은 자신의 역할이 끝났으면 가을에게 나머지 임무를 주고 떠나네. 가을은 제 역할을 다하면 그 자리를 겨울에게 넘겨주네. 그리고 다시 같지만 언제나 다른 새해가 시작되고, 새로운 봄이 온다네. 이것이 변함 속에 변하지 않음이 있다는 조상들의 지혜이고 자연의 이치라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라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졸업이 있으면 입학이 있다. 하지만 그 시작과 끝은 언제나 다른 시작과 끝이고, 졸업과 입학은 언제나 다른 졸업과 입학이다는 말씀?^^”
“그렇다네. 오늘도 태양은 질 것이네. 내일 다시 떠오를 것이네. 하지만 태양은 언제나 같지만, 언제나 다른 태양이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게. 그리고 오늘, 자네가 내게 들려준 말. 선생으로서 언제나 공부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니 말할 필요 없고, 담배를 끊고 술은 줄이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기 바라네.”
“약속함세. 그리하여 2019학년도 졸업식 때는 자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함세.”
“2018학년도 졸업을 축하하네. 2018학년도 한해. 정말 수고했고 고생했고 감사했내. 그리고 2019학년도의 새로운 출발도 축하하네. 부디 아쉬웠던 점은 고치고 좋은 점은 더욱 더 발전시키는 한 해가 되길 바라네. 사람들 모두가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 깨끗하게 성장(늙음)하길 바라네. 오늘도 어제보다 조금만 더 행복하시게. 그리고 흐르는 물처럼 공부하고 대지의 바위처럼 굳건하게 사시길 비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