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명소 - 알탕 거리
닭알이 쫀득 … 탄력 있는 맛과 얼큰한 국물 최고
취재: 김주희 기자
현대극장에서 서흥초등학교 쪽으로 가다 보면 알탕집(다섯 곳)이 나온다. 이들 모두 지상파 방송사의 전파를 탄 듯, 방송사 이름과 프로그램 사진까지 곁들인 플래카드에 길게는 40년에서 짧게는 30년까지 역사를 내세운다.
'원조!, 34년'의 공락주점보다 그 왼편 형제주점의 역사가 40년으로 6년이 빠르니 플래카드만 보면 헛갈린다.
전통 맛집(창석주점)을 내세우기도 하고, 35년 전통 명가(현대주점)를 앞장세우기도 한다. 다섯 집 중 가운데 왔다주점의 플래카드만 방송사에서 소개한 집임을 암시할 뿐, 소박하다.
먹을거리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조집 경쟁이고, 역사 내세우기니 누가 맞건 틀리건 크게 상관할 바 없는 일. 주머니 가벼운 월급쟁이들에게 얼큰하게 속 풀이를 해주면 그 뿐이다.
어찌됐든, 1970년대 중반쯤 시작해 현대극장 옆에서 이들 가게가 영업을 시작했을 터.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이곳의 주 메뉴는 '알탕'이다.
'알탕'하면 생선알탕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니다. 닭알이다.
삶아 먹고 프라이로 즐기는, '계란'이 되기 전 암탉 알주머니에 있는 알을 이용해 얼큰한 탕으로 끓여낸 것이다.
고춧가루와 대파, 마늘로 기본양념을 한 게 먹음직스러운데, 찐 계란의 노른자처럼 퍽퍽하지 않고 쫀득하고 탄력이 있는 맛이 좋다.
알집과 함께 푸짐하게 끓여 내오는 게 있다. 가게마다 차이가 좀 나지만 대게다. 2만8천(대자)에서 1만원(소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인심도 풍성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라 예전부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주변 노동자들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닭알탕만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비싼 생선알탕과 매운탕도 한다.
현대극장 뒤편에 얼큰한 육수로 유명했던 경상도 소문난 냉면집 등 식도락가들이 찾던 유명한 냉면집이 두세 곳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