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 출간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건 아닌 운동가 중심의 역사서 펴내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인천민주화운동센터가 인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18인의 삶을 다룬 『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를 펴냈다.
지난해 펴낸 『인천민주화운동사』가 사건 중심으로 연대기 순으로 다뤘다면 『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는 결국 사람이 이룩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역사서가 사건 위주로 기록되다보니 정작 ‘사람’은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 사람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자고 기획된 것이 『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이다. 사마천이 정사로서 본기를 써 놓고 사람 이야기로 열전을 썼던 것과 같은 이치라고 계승사업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천민주화운동가 18인은 종교계의 김병상·호인수 신부, 조화순·박종렬 목사, 학생운동권은 인하대 학생회장이었던 전점석·문희탁, 노동계는 동일방직 똥물사건의 주역이었던 이총각,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저자인 유동우, 코리아스파이스 노조위원장을 지낸 박남수 외 황영환, 오순부, 조광호, 양재덕 등이다. 또 제도정치권으로 진입했던 국회의원을 지낸 이호웅, 정형외과 의사였던 고 홍성훈, 참언론에서 활동하는 염성태,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던 정화영, 80년대 인천구속자가족협의회에서 활동했던 김명숙이 포함됐다.
『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에는 동일방직 어린 여공들에게 성당에서의 숙식을 제공했던 김병상 신부, 『상록수』의 채영신처럼 살고자 했던 조화순 목사, 지독한 고문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유동우, 재판에 승소해 집달리를 달고 당당하게 공장에 들어가 차압 딱지를 붙이던 박남수, 구속자가족협의회에서 욕쟁이 엄마로 통했던 김명숙 등 고난과 희망으로 수놓인 18인의 삶이 저마다의 이야기와 함께 장구한 강물처럼 아로새겨져 있다. 모질고 잔인한 세월, 그 혹독한 시간을 맨몸으로 견뎌낸 이들 18인은 어느덧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나무가 되어 이 땅에 단단히 뿌리내리며 살아가고 있다.
계승사업회는 18인 말고도 인천 민주화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헌신한 사람이 많지만 우선 돌아가시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한다는 원칙으로 선정했다. 계승사업회는 이들 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에 대해 "독재정권에 맞서 고통받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의 아픔을 힘껏 껴안았으며, 삶을 통해 정의로운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몫을 희생할 줄 알았다. 야만과 비합리가 날뛰는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도리를 잃지 않으려 자신을 채찍질했다"고 강조했다.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원학운 이사장은 “평범한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암울했던 역사적 시기를 거치면서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시대를 살아 온 우리 자신들을 돌아보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천민주화운동사편찬위원장인 온고재 이우재 대표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여기 있는 이 18명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헌신과 희생 위에 이룩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일만이 우리가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인천민주화운동사편찬위원회에서 펴냈으며, 집필은 양진채 작가가 맡아 진행했다.
양진채 작가는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소설집 『푸른 유리 심장』 『검은 설탕의 시간』, 스마트 소설집 『달로 간 자전거』, 장편소설 『변사 기담』을 펴내며 인천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