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7)
《호야의 숲속 산책》 《위반하는 글쓰기》 《신통방통 홈쇼핑》 《거의 모든 거짓말》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3일부터 격주로 소개합니다.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호야의 숲속 산책》, 임정진 글, 박실비 그림, 이숲
수다로 나누던 위로와 교감도 병마의 위세 탓에 전만 못합니다. 쓸쓸한 시절이기에 언제 찾아도 반가이 맞아주는 숲은 더 큰 위로를 주네요. 고개를 들면 커다란 나무 꼭대기에 걸린 조각하늘을 만나고, 땅 위의 아주 작은 벌레들을 들여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숲만의 빛, 숲만의 소리, 숲만의 향기, 정말 좋잖아요. 지금 숲에 가보세요. 그럴 수 없다면 숲에 갔던 기억을 꺼내 보세요. 숲에 가서 어땠나요?
◇ 우공책방 추천도서 : 《위반하는 글쓰기》, 강창래 지음, 북바이북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어합니다. 편하고 재미있게 써보자고 큰맘을 먹어보지만, 막상 글을 쓰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죠. 글쓰기에 관한 책도 정말 많습니다. 그 책들 가운데 몇 권을 골라서 보면 맞는 말이다 싶으면서도 어떤 부분은 선뜻 동의하기 힘듭니다. 그만큼 쓰지 말아야 할 글, 피해야 할 글 등등이 많기 때문이죠.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통념이나 상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일으키죠. ‘위반하는’ 글쓰기라뇨! 과연 어떤 부분을 위반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신통방통 홈쇼핑》, 이분희 지음, 이명애 그림, 비룡소
어려워진 집안 사정으로 찬이는 혼자 ‘독각면’이라는 시골 큰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다. 매일 스마트폰을 보고, 하교 후엔 학원 다니느라 정신없던 일상에서 멀어진 찬이는 적막한 시골이 영 낯설다. 일찍 밤이 찾아오면 할 일도 없고 가지고 놀 것도 없다. 전학 간 학교생활도 기대할 것 없기는 마찬가지. 그러던 어느 날 도깨비가 쇼호스트인 홈쇼핑 방송의 고객이 되고 모자를 쓰면 투명인간처럼 변하는 ‘도깨비 감투’, 나뭇잎을 넣으면 돈으로 변하는 ‘나뭇잎 지갑’, 원하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구미호 꼬리’ 등 쇼호스트들이 판매하는 상품들은 찬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도깨비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그저 상품을 팔 뿐,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엄마 아빠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꾹꾹 누르면서 도시와는 다른 환경과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찬이의 마음과 소망이 도깨비 물건을 주문해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그려진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거의 모든 거짓말》, 전석순 지음, 민음사
사회 생활을 하려면 거짓말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2급에서 1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밥 먹듯 거짓말을 하구요. 속고 속이는 야생의 현장, 주인공은 과연 꿈을 이룰까요? 그런데 그 꿈을 이루면 행복해질까요? 그러고 보니 거짓말을 잘 해야 승승장구하고, 거짓말을 잘 알아차려야 손해 안 보는 세상인 걸 보니 이 책은 소설인지, 르포인지 모를 일입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고금숙 지음, 슬로비
한 번 쓰고 버리도록 계산된 쓰레기 사회, 전날 밤 주문하면 일회용 포장재에 둘러싸여 새벽 배송되는 시스템을 자랑하는 가속화된 문화, 편리함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로 인해 전 세계가 플라스틱 몸살을 앓고 있지요. ‘이렇게 계속 쓰고 버려도 될까?’ 환경단체 활동가로 일했던 저자가 불편한 마음을 고민하며 일상에서 느슨한 연대를 통해 ‘쓰레기덕질’의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멋진 신세계》의 주인공 레니나의 말처럼 “개인이 감동하면 전체가 비틀거리게 돼요.” 저자가 몸으로 실천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강요하지 않고, 천천히 삶의 속도를 바꿔나가는 방식, 무겁지 않게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좋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카페에서 일회용품들이 일시적으로 허용되는 상황들이 불편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니 더욱 반갑습니다. 다시, 함께 읽고자 꺼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