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 아슬아슬했던 1점차 승리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11라운드 리뷰

2011-05-23     김동환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가 광주FC(이하 광주)와 가진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7위로 올라섰다. 인천은 경기 내내 광주와 중원에서 경기 주도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다 후반 27분, 한교원의 결승골로 승리를 가져갔다.


김재웅, 박준태의 결장

인천은 광주를 상대로 김재웅과 박준태 없이 경기에 나섰다. 김재웅은 경고누적, 박준태는 지난 부산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인천을 앞에서 이끌어왔다. 따라서 김재웅과 박준태의 광주전 결장은 인천이 이 두 명 없이 경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광주의 장신 공격수, 차단 방법은?

광주의 김동섭(188cm), 박기동(191cm)은 모두 장신공격수다. 김동섭은 올 시즌 4득점, 박기동은 2득점을 기록하며 광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인천을 맞아 광주는 둘을 이용한 공격을 펼칠 것이 분명했다. 허정무 감독은 정인환과 이윤표를 이용해 김동섭과 박기동을 봉쇄하는 작전을 펼쳤다. 측면에서 올라올 크로스는 양쪽의 전재호와 장원석을 내세워 사전에 차단하며 광주에 공격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아깝게 실패한 유준수의 공격 포인트 기록 도전

정말 길고 길었던 시간이었다.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올해 고려대에서 인천으로 새로 들어온 유준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즌 초, 올해 큰일을 해낼 것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인천에 온 그였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에게 많은 기대를 했던 팬들도 점점 실망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난 18일, 연세대와의 FA컵 경기서 올 시즌 자신의 첫 골을 터뜨리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리고 광주전에서 유준수는 다시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유준수는 어쩐지 고립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의 파트너로 나선 김명운이 좌우로 이동하면서 공격을 펼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중앙에 홀로 버티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가끔은 그런 상황이 답답했던지 측면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중앙까지 내려와 공을 이어받기도 했다. 그러나 광주는 이미 유준수가 어떤 공격수인지 알고 있었다. 좀처럼 드리블을 할 기회를 주지 않으며 그를 고립시키는 작전을 펼쳤다.

그래도 기회는 왔다. 후반 9분, 인천 진영에서 장원석이 전방으로 깊게 찔러준 긴 패스를 유준수가 이어받았고 광주의 수비수와 몸싸움을 하며 치고 나갔다. 하지만 골문 앞에 이르러 그가 때린 회심의 슈팅은 아깝게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두 경기 연속 득점을 터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더욱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허정무 감독은 그를 끝까지 믿으며 90분 동안 경기에 뛰게 했다. 광주전에서도 득점을 했다면 그의 플레이가 더욱 탄력 받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아쉬워하지 않길 바란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고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팀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다면 팬들은 늘 그를 응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1년차, 한교원의 두 번째 득점

올 시즌, 지금까지 인천에서 나온 득점 주인공은 거의 인천 데뷔 1년차의 선수들이다. 광주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한교원도 역시 올해 인천에 들어온 선수다. 오른쪽 측면 수비와 전방 공격수로서 뛸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앞으로 활용도가 높은 자원이다. 광주전에서 한교원은 후반 11분, 김명운을 대신해 투입되며 유준수를 도와 측면에서 광주진영을 휘젓고 다녔다.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경기가 진행되던 후반 27분, 한교원에게 기회가 왔다. 이재권이 골문을 향해 올린 크로스를 양 팀 선수가 뒤엉키던 상황에서 이윤표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며 득점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그러나 뒤에서 기다리던 한교원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광주 수비수와 엉켜있던 한교원은 튕겨 나온 공을 향해 달려들었고, 골문으로 강하게 차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 득점을 성공한 후 기뻐하는 한교원 (사진제공 = UTD기자단 김유미)


한교원의 득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교원은 지난달 30일에 열린 전북과의 경기에서 전반 1분 만에 득점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그 날 인천은 전북에 2대6으로 대패했고 한교원의 득점은 빛을 바랬다. 그러나 한교원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날았다. 그리고 광주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코너킥에 대한 아쉬움

이 날 경기에서 광주는 2번, 인천은 7번의 코너킥 기회를 잡았다. 늘 언급했던 점이지만 코너킥이나 프리킥은 득점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 나서 코너킥을 얻었던 횟수를 볼 때마다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쉽지는 않았겠지만 광주를 상대로 얻었던 7번의 코너킥 기회에서 1골 정도는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광주에 1점차 리드를 하며 경기를 진행하던 후반전 중반 이후, 인천은 코너킥을 얻었을 때 공을 짧게 내주는 전술을 택했다. 키커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인천은 공을 이어받으러 나왔고 다시 뒤로 내준 후에 크로스를 올리거나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공을 짧게 내주는 과정에서 광주에 차단당한 후에 역습을 허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을까? 실점은 당한 후에 땅을 치며 후회해도 결코 돌릴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후반전 중반이후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인천은 광주를 확실히 밟아놓을 필요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1대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팬들로서는 종료 휘슬이 울리기전까지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그 표정이 지금도 눈앞에 그려진다.


인천은 광주에 승리하며 한 자릿수 순위에 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1점차 승리가 아쉽다. 승점 1점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혼돈의 K리그에서는 골득실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상대는 수원이다. 수원은 부산과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며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지금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을 이기려고 달려들 것이 분명하다. 인천은 광주전 승리의 기쁨을 잊고 수원전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A매치로 인한 휴식기가 오기전,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온 힘을 다하여 수원을 상대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