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책방, 비밀책, 북토크가 있는 서점
[작은책방, 그 너머의 기록] (57) 작은책방 3락 - 문서희 / '책방 모도' 책방지기
- 노란 불빛의 심야 책방
‘여기 커피나 차는 안 파나요?’
‘영업시간이 맞지 않아서 방문이 어렵겠네요.’
서점을 오픈하고 6개월이 지났을 무렵 한적한 책방에 앉아서 고민이 깊어졌어요. 커피나 차를 판매하기에는 저희의 역량이 부족하고,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하는 작은 서점의 사정 또한 녹록지 않아서 영업시간을 늘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묘책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래, 때때로 밤 9시까지 심야 책방을 열고 무료로 차를 제공하는 거야!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책을 판매하는데도 심야 책방에 유독 많은 손님이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평일 저녁 지칠 법도 한데 하루의 마무리를 기어코 책과 함께하고야 말겠다는 독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도 힘이 솟는 것 같습니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밤의 독서를 즐기는 독자들을 위해서 심야 책방의 노란 불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 책방 모도의 비밀스러운 권유
‘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책방 모도가 보유하고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있는 책보다 없는 책이 더 많은 서점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서점이 되고 싶어서 우리가 힘주어 추천하고 싶은 책, 꼭 읽고 싶은 신간 도서를 선별해서 부지런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책방 모도의 책장에 꽂혀 있는 모든 책이 사실상 저희의 추천 도서인 셈입니다.
그래도 꼭 한 권을 골라 달라고 요청하시면 책방 모도의 비밀스러운 권유 코너를 소개해드립니다. 책방 모도의 비밀스러운 권유는 매월 한 권의 추천 도서를 제목을 가리고 판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비밀책과 함께 책방 모도의 연재글, 필름 사진 포스터까지 함께 드리고 있어요. 책과 독자를 우연히 연결시키는 것, 서점을 운영하며 느끼는 큰 기쁨 중 하나입니다.
- 책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애정하는 작가님의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작가님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책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북토크 행사가 열린다고 하면, 집에서 왕복 두세 시간이 걸리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다녀오곤 했습니다.
이제는 흠모하는 작가님을 책방 모도에 초대해서 북토크 행사를 엽니다. 여한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소중한 시간이지요. 이 시간이 날아가 버리는 것이 너무도 아쉬워 작년부터는 틈틈이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책방 모도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 북토크의 시간을 꺼내보실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