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에 문화재 논란까지 - 입주 시작 검단신도시 겹악재로 시끌
지난 6월 입주 일부 단지서 곰팡이·흑파리... 입주민들 고통 호소 문화재청, 문화재법 위반 혐의로 3개 건설사 경찰에 고발 3개 건설사 시공 19개 동에 공사중지 명령 내려져 공사 지연 우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가 겹악재를 맞아 시끄럽다.
일부 단지에서는 입주 사흘 만에 곰팡이와 흑파리 등이 발견돼 입주민들이 곤혹을 치른 데다, 문화재청은 건설사들이 문화재 보존지역에서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지었다며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인천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아파트를 짓는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 등 건설사 3곳을 경찰에 고발했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 포함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건설사의 아파트는 약 3,400세대 규모로 경기도 김포시 장릉 인근에 건설 중이다. 김포 장릉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의 무덤으로 사적 202호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은 2017년 1월 김포 장릉 반경 500m 안에 짓는 높이 20m 이상의 건축물은 개별 심의한다고 고시했다. 이들 건설사가 해당 높이 이상으로 아파트를 지으면서도 개별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이들 3개 건설사가 검단신도시에 짓는 3400여 가구 규모 아파트 44개 동 가운데 보존지역에 포함되는 19개 동의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려 공사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 이 건설사들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으나 건설사들이 각각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인용되자 기존 명령을 직권 취소한 뒤 재처분했다.
건설사들은 2014년 해당 아파트 용지를 매각한 인천도시공사가 김포시청에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검단신도시에서 첫 입주를 시작한 호반써밋 1차딘지에서는 곰팡이와 혹파리 및 알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돼 입주민들이 곤혹을 치렀다.
혹파리는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크기가 매우 작고, 번식력이 강해 한 번 창궐하면 박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아파트는 입주 시작 사흘만에 입주민들 사이에서 붙박이 가구 내부에 곰팡이가 피고 혹파리가 번식하고 있다는 민원이 나왔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1,100여 세대 중 150여 세대의 화장대 등 가구에서 혹파리 알이나 사체 등이 발견됐다.
또 곰팡이가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세대도 180곳이 넘는다며 가구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건설사 측은 방역업체에 의뢰해 2차례 방역을 진행하고 민원 제기 세대를 대상으로 약품 처리와 일부 가구 교체 등 조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가구 전면 교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 입주자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 심사를 접수, 지난 3일 하자심사 현장조사가 진행된 상황이다.
분쟁 조정에서 양측간 합의가 결렬될 경우 법적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