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미분양 공포 재현되나... 마피 3,500만원 매물까지 나와
1,073가구 ‘검단신안인스빌’ 매물 200건 쌓여 ‘검단모아미래도’ 분양가서 -2,000만원 실거래도 올해 1만4,000가구 입주... 매매·전세가 추가 하락 가능성
인천 아파트 분양시장의 혹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구 검단신도시에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세가 확산하면서 분양가 매력이 크게 줄었고 타 지역보다 공급량도 많아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구 당하동 ‘검단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 전용면적 94.9550㎡는 최근 분양가 대비 3,500만원 저렴한 마피로 시장에 등장했다.
해당 평형대 분양가가 4억840만원에서 4억5,64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억원 후반대에서 4억원 초중반대 사이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매물은 현재 집주인이 ‘무피(무 프리미엄)’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으나 다른 마피 매물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게 지역 공인중개업소의 얘기다.
1,073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현재 200여건의 매매 물건이 쌓여 있는 상태다.
검단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는 2019년 분양 당시에도 1,066가구 모집에 908가구가 미달되는 등 미분양 규모가 컸다.
남은 물량은 미분양분 선착순 추첨 계약 과정에서 대부분 털어냈으나 최근 잔금을 치르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급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마피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근에 있는 ‘검단신도시모아미래도엘리트파크’ 전용 84㎡ 분양권도 지난해 12월 3억7,500만원(2층)까지 거래됐다.
해당 평형대는 5층 이상 중층 매물의 분양가가 4억400만원 수준이다.
이 단지의 전용 84㎡는 현재 4억400만원부터 매도 호가를 형성하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8년 말 본격적인 아파트 공급이 시작된 검단신도시는 물량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미분양 무덤으로 전락했으나 2020년 집값이 수직 상승하면서 새 아파트에 억대 프리미엄이 붙었고 분양권 가격도 치솟았다.
분양가가 3억9,000만원 수준이던 서구 원당동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 84㎡는 지난해 2월 분양권이 7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집값이 급락하자 분양권에 붙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분양가 이하나 분양가 수준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미분양 가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검단신도시가 있는 인천 서구 미분양 아파트는 328가구다.
최근 3년 새 미분양 가구가 가장 적었던 2021년 5월(25가구)과 비교하면 13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 분양 물량과 입주 물량도 상당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검단신도시 분양 물량은 5,971가구로 인천 전체(1만8,380가구)의 32.4% 수준이다.
올해 서구 입주 물량은 1만4,811가구에 달한다. 인천 전체 물량인 4만1,940가구와 비교하면 35.3%에 해당하는 수치다.
입주가 많으면 전세 공급이 늘어나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만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같은 입주 폭탄은 매매가격까지 끌어내리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서구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구 아파트값(12월 26일 기준)은 누적 13.00% 떨어져 연수구(-15.10%) 다음으로 인천 지역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서구 전셋값 역시 17.52% 내려 연수구(20.86%) 다음으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검단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 하락세로 일대 호가 조정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예정된 물량이 많아 이를 제대로 소화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