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결혼생활이 불행했던 이유
[최원영의 책갈피] 제93화
행복한 부부 사이를 갈라놓는 이유 중에 지나친 ‘잔소리’도 포함됩니다. 어쩌면 잔소리는 행복한 부부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릴지도 모릅니다.
미국인들이나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링컨 대통령은 존경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런 링컨의 결혼생활만큼은 아주 불행했다고 합니다. 바로 아내의 지나친 잔소리 때문입니다.
《사람 공부》(진웨준)에 실린 링컨에 관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링컨의 비극은 그가 암살당한 게 아니라 메리 토드와의 결혼에서 시작되었다. 링컨과 같은 법률사무소에서 일한 한 동료에 따르면, 링컨은 불행한 결혼 때문에 몹시 괴로워했고, 사실 최악이었다고 한다.
약 25년 동안 아내는 그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대며 괴롭혔고 이에 링컨은 도무지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 늘 불만을 늘어놓고 비판했고, 그가 하는 모든 일에 사사건건 반대했다.
링컨은 원래 어깨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녔고 걷는 모양새도 보기가 좋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의 이런 모습에도 불만을 품고 구부정한 자세를 조롱했다. 그 이외에도 그의 큰 귀, 약간 비뚤어진 코, 튀어나온 입술을 트집 잡아 인신공격을 쉬지 않았다.”
링컨과 친하게 지낸 한 상원의원은 링컨 부인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높고 째지는 목소리는 길을 가다가도 들을 수 있었다. 화났을 땐 쉴 새 없이 욕설을 퍼부었고, 그 소리는 이웃집까지 들릴 정도였다. 그저 욕만 하는 게 아니라 난폭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눈 뜨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리 악처라고 해도 난폭했다니요? 어떤 행동을 했길래 ‘난폭하다’라는 표현까지 했을까요?
“신혼 초, 어느 집에 세 들어 살 때다.
어느 날 아침, 부인은 링컨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뜨거운 커피를 그의 얼굴에 붓기까지 했다. 그 자리엔 두 부부 말고도 여러 사람이 있었는데 말이다. 이 광경을 본 집주인이 수건으로 그의 얼굴과 옷을 닦아주었다. 링컨은 부끄러운 듯 묵묵히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혼생활 내내 부인의 어리석은 질투와 난폭한 행동은 계속되었다.”
이런 배우자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했을까요? 이혼을 결정하지는 않았을까요? 화내는 아내나 당하는 링컨이나 행복하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했을 텐데 말입니다.
대부분 부부는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나 그건 그때뿐입니다. 그래서 살 수 있는 거겠죠.
《배꼽 철학》(임숙경)에 나온 우화를 전해드립니다.
“부부, 늘 다툰다. 지금도 사소한 일로 다툰 직후였다. 난롯가에는 고양이와 개가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매우 부러운 듯 아내가 말했다.
‘여보, 쟤들 좀 봐. 저렇게 사이좋은 모습을. 그런데 왜 우린 매일 다툴까.’
남편이 말했다. ‘부러워할 것 없어. 쟤들도 함께 묶어놔 보라고. 우리처럼 말이야.’”
그래요, 그러나 아무리 다투며 사는 게 부부라고 해도 상대방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가 되지 않게 서로가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생각》(2018년 6월호)에 정신과 의사 데이비드 번즈의 말이 나옵니다.
“결혼생활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을 조사했더니 최소 5~10가지 요인을 찾을 거란 예상과 달리, 이유는 딱 하나였다. 바로 서로를 향한 비난이었다.”
비난의 화살을 쏘면 그 순간만큼은 통쾌한 기분이 들 겁니다. 그러나 그 화살은 다시 방향을 바꾸어 비난을 퍼부었던 사람의 가슴을 향해 되돌아옵니다.
가능하면 잔소리는 조금 줄이는 게 어떨까요. 모두가 행복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