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목공예마을 19인 나무장인 인터뷰 담아

미추홀학산문화원, ‘나뭇결 따라 살아온 삶’ 펴내 시민기록단이 면담·촬영·원고정리까지 8개월간 집필

2023-04-04     김경수 기자

미추홀학산문화원이 숭의목공예마을 나무장인 19인의 이야기를 담은 ‘나뭇결 따라 살아온 삶’을 최근 펴냈다.

주민들의 구술을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와 환경, 삶 등 미추홀 근현대 이야기들을 기록하는 학산문화원 도서시리즈 ‘미추홀 살아지다’의 여섯 번째 책이다.

책에는 목공장인들의 작업에 따라 △문짝 △목가구 △목조각·목각 △목선반을 주제로 장인들의 인터뷰를 차례로 실었다. 또 톱을 연마하는 톱 사장님과 1세대 장인들의 뒤를 이어 목공예마을의 미래를 준비하는 2세대 장인들 이야기까지 총 19인을 만날 수 있다.

장인들이 목공을 시작한 계기부터, 목공예 작업 변화상, 장소 이동, 작업에 대한 생각, 그리고 현재 숭의목공예마을에 대한 바람까지 담았다.

몇 몇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면 이렇다. “동화개발 앞에 개건너라고 있잖아요. 거기 옛날에 전부 바다였어요. (통나무가) 둥둥둥 떠 있어요.” (고려공예사, 강오원)

“문짝은 집 다 지은 후 마지막으로 문짝 달고 나서 ‘이제 집이 다 됐구나’ 라는 느낌을 주죠.” (보령목공, 이복섭)

“굵은 톱밥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돼서 나와서 아주 신기한 거야. “야 저거 진짜 신기하고 괜찮다.” 어린 내가 보기에도 그랬어.“ (대우공예사, 원철성)

“나무는 진짜 죽어 있는 거잖아요. 여기다가 뭔가 내 솜씨가 가면은 새로운 어떤 그 작품이 되고 장식품이 되고 그런 경우죠.” (인일조각, 진교육)

읽다 보면 어려웠던 시절을 살아내기 위해 시작한 목공 일이 평생의 업이 된 장인의 생애를 만날 수 있다. 배다리를 시작으로 숭의운동장, 도원역 인근 등 목공예 상가들이 밀집했던 지역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사용하던 나무의 종류, 접착제와 사용하는 기계들이 달라지는 과정을 통해 나무산업의 흥망성쇠의 이면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무엇보다 책은 미추홀시민기록단이 완성한 시민 기록집이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기록단이 구술 준비부터, 면담, 촬영, 원고 정리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지난 20일에는 도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목공장인들을 초대, 소감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한 장인은 “한 평생 몸담아 살아온 목공예와 숭의목공예마을이 우리 세대에서 맥이 끊기지 않고, 후대까지 길게 이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미추홀학산문화원 관계자는 “도서를 통해 지역 기록들이 기록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책은 미추홀 구립도서관이나 미추홀시민아카이브(archivecenter.net/MichuholCA)에서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다.

문의 032-866-3994(미추홀학산문화원 지역문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