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아파트시장 과열 식나... 매물 늘고 거래량 급감
중구 집값 상승률 0.28→0.02% 뚝... 실거래가 박스권 흐름 매도 매물 3달 새 18% 늘어... 거래량도 두자릿수 추락 “고금리 기조, 상승 피로감 등에 시장 관망세 짙어져”
수도권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과열양상이 빚어졌던 인천 영종국제도시 아파트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매매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중구 운서동 ‘운서SK뷰스카이시티’ 전용면적 77.0014㎡는 올 9월 4억 원(20층)에서 지난달 말 3억7,500만 원(14층)에 팔려 실거래가가 다시 3억 원 대로 하락했다. 이 평형 최고가는 지난해 7월 기록한 4억9,000만 원(18층)이다.
지난해 3월 4억300만 원(33층)까지 팔린 중구 중산동 ‘하늘도시우미린1단지’ 전용 59.85㎡는 지난달 말 2억6,900만 원(27층)에 실거래됐다. 이 평형은 올해 3월 2억4,000만 원(2층)까지 떨어진 뒤 9월 2억8,900만 원(31층)까지 회복했으나 지난달 실거래가가 다시 주저앉았다.
중구 운남동 ‘영종센트럴푸르지오자이’ 전용 84.6872㎡는 지난 6월과 7월, 지난달 말까지 4억3,000~4억4,000만 원대에 잇따라 팔리면서 집값 회복세가 더뎌진 모습이다. 해당 평형 최고가는 2021년 9월 기록한 5억9,600만원(12층)이다.
시장에서는 매도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영종국제도시가 있는 중구 아파트 매매 물건은 이날 기준 1,768건으로 3달 전(1,493건)과 비교해 18.4% 늘었다. 인천 8개 구 가운데 연수구(5,550건→7,037건, 26.7%) 다음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역별로 보면 영종국제도시 내 주요 단지가 밀집한 운남동은 216건에서 283건으로 31.0% 증가했고 운서동(270건→329건, 21.8%)과 중산동(720건→862건, 19.7%)도 20% 내외의 증가세를 보였다.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하는 분위기다.
중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기준 72건으로 직전 달(121건) 대비 49건 줄었다.
중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올 1월(78건) 이후 9개월 만이다.
올해 초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영종국제도시 아파트값은 특례보금자리론과 대출 규제 완화, 저가 인식 등 영향으로 반등하면서 빠른 반등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중구 아파트값은 올 5월 1일 0.05%로 상승 전환한 뒤 9월 4일에는 수도권 최고 상승률인 0.45%까지 치솟으면서 인천 아파트 시장 회복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고금리 기조, 투자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전반적인 매매시장의 상승 동력이 떨어졌고 상승률은 지난주 0.28%에서 이번 주 0.02%까지 하락했다.
영종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하락장처럼 직전 가격 대비 하락 거래가 잇따르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금리가 오르고 시장 전망도 불확실해지면서 관망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루원시티가 있는 서구는 지난주와 같이 0.08% 올랐고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0.02→0.06%)는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다.
동구(-0.05→-0.04%)와 미추홀구(-0.08→-0.11%), 부평구(-0.09→-0.01%), 계양구(-0.03→-0.03%) 등 원도심 지역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천 아파트값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0.02% 올랐다.
인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10%에서 이번 주 0.11%로 소폭 올라 13주 연속 상승했다.
중구는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2%로 0.05%p 올라 인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구(0.25→0.24%)와 남동구(0.20→0.19%)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주 상승·보합 전환한 계양구(0.01→-0.02%)와 동구(0.00→-0.01%)는 1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추홀구(-0.04→-0.12%)는 낙폭을 키웠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인천 전세 시장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신도시 내 신축과 대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매매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전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