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예술이 되다... 세계문자박물관 '알브레히트 뒤러' 판화전

3월 3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려

2024-01-29     채이현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자리 잡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문자와 삽화 -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라는 특별 전시가 진행중이다. 지난해 12월 19일에 시작한 전시는 3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문자와 그림 간의 근본적인 상관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주요 작품은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예술가인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판화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북유럽 인쇄업과 출판업, 인문주의의 중심지였던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독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북유럽 예술가 중에서 최초로 이탈리아 미술을 경험했고, 스스로 장인이기보다는 지식인이기를 바랐다. 이에 '르네상스인'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뛰어난 화가이자 도안가, 작가이기도 했던 그는 평생에 걸쳐 수없이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화가가 자신의 모습을 본격적인 회화로 표현한 독립 자화상도 그가 한 최초의 시도였다. 그런 그가 가장 두각을 나타낸 부분은 판화였다. 뒤러는 이전 판화가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정교함과 기술력을 가지고 목판화를 만들었다. 

뒤러의 성공은 인쇄술의 발달과 맞물려 있다. 글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그린 그림인 삽화를 한 번에 한 장만 나올 수 있는 회화가 아닌, 대량 생산 가능한 판화의 형태로 만들었기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명성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이다. 

삽화는 글로 전하는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했고, 대중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했던 상업용 서적, 일반 사람들의 계도를 위한 교화용 서적에서 특히 유행한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글의 내용을 보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삽화 자체가 새로운 예술의 장르가 된다. 조선의 김홍도(金弘道, 1745-1806?)도 대표적인 삽화가다.

인쇄술과 서적의 대중화,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됐던 삽화가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발전해가는 과정까지를 볼 수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전시는 1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전시운영부(032-290-2029)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