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새우를 넘어서야 할 소래포구 공공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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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새우를 넘어서야 할 소래포구 공공미술
  • 김푸르나
  • 승인 2024.06.1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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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공미술 다시 보기]
(5) 생태적 시각을 담은 공공미술을 위하여
- 김푸르나 시각예술가
인천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개발로 대규모 갯벌이 매립되면서 매번 생태와 관련한 이슈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생물다양성 감소, 지속가능성 등의 이슈를 가진 인천의 이야기를 공공미술로 담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공공미술은 시대적 사안과 사회적 이슈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필자는 인천의 주요 관광지중 하나인 ‘소래포구’의 대표적인 공공미술을 살펴보며 앞으로 우리가 보고 싶은 또는 나아가야 할 공공미술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소래포구 산책로에 위치한 ‘꽃게동상’과 ‘새우타워’ (인천 남동구 아암대로 1550)
소래포구 산책로에 위치한 ‘꽃게동상’과 ‘새우타워’ (인천 남동구 아암대로 1550)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는 갯고랑에 바닷물이 밀려오면 조업 나갔던 어선들이 하나, 둘 들어오는 일상의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항구도시 인천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수도권 대표적인 어시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소래포구를 가본 사람이라면 이곳이 ‘꽃게’와 ‘새우젓’이 유명하다는 것은 익히 알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 공원 산책로에는 두 개의 상징적인 조형물이 눈에 띄는데, 금빛의 꽃게동상과 새우형태의 전망대가 그것이다.

특히 ‘새우타워’는 소래포구의 특산물인 새우를 형상화한 랜드마크라는 명목으로 10억이라는 예산을 투입하여 바로 앞의 갯골수로와 인천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게 조성되었다. 물론 이 조형물이 설치된 이유와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소래포구의 장소적 특성상 어시장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상인회의 요구를 반영해야 할 부분들도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시민-지자체-예술가)가 지금의 공공미술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대적인 관점에서 이것을 바라보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필자는 앞서 제시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 역할’을 기준으로 두 공공미술이 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이는 두 조형물이 ‘인간이 먹는 존재로서의 생물’에 대한 시각, 그 이상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히 갯벌과 폐염전 지역을 다양한 생물 군락지 및 철새 도래지로 복원시키기 위해 조성된 ‘소래습지생태공원’이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이 두 공공미술은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새우타워 전망대 (인천 남동구 아암대로 1550)
새우타워 전망대
꽃게 동상 (인천 남동구 아암대로 1550)
꽃게 동상

 

그렇다면 소래포구 또는 인천이 가진 지역적, 생태적 특징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공공미술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이에 필자는 2023년 겨울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한 흥미로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소개해 보려 한다.

보스턴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도시로, 미국 역사와 문화의 중요한 중심지 중 하나이다. 이곳은 풍부한 역사, 다채로운 문화, 우수한 교육기관들로 유명한데, 특히 ‘보스턴항(Boston Harbor)’은 이곳의 경제와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항구 주변에는 다양한 관광지, 레스토랑, 상점들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보스턴을 여행 오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은 빵에 랍스터를 넣어 만든 ‘랍스터롤’이 유명한데, 항에서 10분 정도 걸어 시내로 들어오면 중심가인 다운타운이 위치해있다. 2023년 12월, 이곳 보스턴 다운타운의 워싱턴 스트리트와 프랭클린 스트리트 교차점에 새로운 고래 조형물이 임시적으로 설치되었다.

(관련링크:

https://www.boston.com/news/arts/2023/12/19/there-she-blows-heres-what-to-know-about-the-new-giant-whale-sculpture-downtown/)

 

메아리-미지의 물에서 온 목소리(Echoes – A Voice From Uncharted Waters), 마티아스 게마흘(Mathias Gmachl), 2023. 12월 촬영
메아리-미지의 물에서 온 목소리(Echoes – A Voice From Uncharted Waters), 마티아스 게마흘(Mathias Gmachl), 2023. 12월 촬영

 

<메아리-미지의 물에서 온 목소리(Echoes-A Voice From Uncharted Waters)>는 "윈터 액티브(WINTER ACTIVE)"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공공미술로 영국 예술가 ‘마티아스 게마흘(Mathias Gmachl)’이 제작하였다. 스틸로 제작된 작품 사이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사운드 및 조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호에 반응하는 소리와 빛 요소를 특징으로 한다. 인터랙티브는 관객과 작품 간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관객이 직접 작품에 개입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작품은 겉으로 봤을 때 익숙한 고래 형태의 조형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관람할 때는 괜찮았지만, 관객이 작품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거슬리는 기계음 같은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는 신호 같기도 하다. 작가는 지구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침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이 작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이는 실제 작품에 내가 개입하여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생태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공공미술이다. 인터랙티브 형태의 작품은 관리적인 측면에 있어 영구 설치가 어려워 일정 기간 프로젝트 형태로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공미술은 곧 사라지는 조형물이기 때문에 랜드마크가 될 수 없을까? 현재 랜드마크는 기술 발전, 사회적 요구 변화,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 복합적이고 다기능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거대한 조형물로 시선을 끄는 것보다, 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들이 겹겹이 모여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공미술 작품 설명 및 "윈터 액티브(WINTER ACTIVE)" 프로젝트 설명, 2023. 12월 촬영
공공미술 작품 설명 및 "윈터 액티브(WINTER ACTIVE)" 프로젝트 설명, 2023. 12월 촬영

 

소래포구는 수도권에 있는 몇 안 되는 포구를 직접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이다. 하지만 노량진 수산시장과 더불어 지독한 바가지와 바꿔치기 같은 부도덕한 상술이 꾸준히 보도되어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큰 예산을 들여 소래포구 새우타워 전망대를 조성하고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으나, 그 효과가 뚜렷했는지는 의문이다.

필자는 그보다 어시장이 가진 인식을 개선시키는 직접적인 프로젝트를 먼저 시도해보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어시장 저울 개선 프로젝트, 장소적 특징을 살린 정직한 메뉴판 디자인 등의 현실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이를 유지하는 노력을 통해 어시장이 처한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려는 공동의 협의가 먼저 있었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소래포구가 가진 장소적 특성, 과거 다양한 생물 군락지의 장소이자 살아있는 갯벌이 있어 가끔 멸종 위기의 철새들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특화한다면 다른 어시장들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인천이 가진 생태적 특징을 살린, 시대적 사안에 맞는 공공미술과 이를 활용한 생태교육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생태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도시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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