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뜨거운 트랙 속으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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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뜨거운 트랙 속으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 유광식
  • 승인 2024.07.01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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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람일기]
(131)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일대 - 유광식/ 시각예술 작가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2024ⓒ유광식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2024ⓒ유광식

 

7월에 들어서며 장마와 마주한다. 그러면서도 7월의 문을 열기 직전 일어난 화성 공장 화재 참사를 거듭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이 파격적으로 진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맛비가 어딘가에는 피해를 줄지언정 여름이 돌아왔다는 느낌 때문인지 안도하게 된다. 장마가 끝나면 열대야도 고개를 내밀겠다. 어느 때보다도 물불 가려 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조만간 지구 반대편 파리에서 세계 스포츠 축제인 하계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이번에 우리나라는 많은 종목에서 참가가 좌절되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을 채워 넣고자 같이 뛰겠다는 생각으로 인근 경기장으로 향했다.

 

대회명이 적힌 낙엽방지 덮개(돌아보니 10년), 2024ⓒ유광식
대회명이 적힌 낙엽방지 덮개(돌아보니 10년), 2024ⓒ유광식

 

인천 서구청 우측 아래로 가면 인천아시아드 경기장이 있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기를 치르기 위해 지어진 경기장으로, 다양한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런지 그동안은 집으로 오가는 배경 화면일 따름이었다. 오늘은 배경이 아닌 주경으로 경기장 한 바퀴를 걸어(뛰어) 본다. 군데군데 공사를 위한 인력과 중장비들이 보였다. 잠시 경기장 편의 시설 내부로 들어가 볕을 피했다. 멀티플렉스 극장과 대형 카페가 있어서인지 휴식을 취하는 이용객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때마침 아빠와 함께 극장으로 들어가는 아이의 표정은 신이 나 있었다. 그런데 경기장 특성상 층고가 높은 나머지, 마음이 빠르게 감싸지는 공간은 아니었다.

 

주경기장 서측, 2024ⓒ유광식
주경기장 서측, 2024ⓒ유광식
주경기장 아래 극장 앞, 2024ⓒ유광식
주경기장 아래 극장 앞, 2024ⓒ유광식

 

밖으로 나와 다시 걷는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벤치에 앉거나 누워 선탠을 하는 사람이 있고, 맨발 산책길에서는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보조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재정비 공사가 한창이라 통제구역이었다. 바로 옆에는 서부권 장애인 국민체육센터가 신축되어 개관을 앞두고 있었다. 또한 이 건물 앞으로 파크골프장이 공사 중이었다. 인기 스포츠가 된 골프인데도 골프장 설립은 늘 찬반이 갈린다. 올해 말 혹은 내년에 파크골프장이 개장하면 경기장 주변은 예전보다 활기를 띨 것이다.

 

인천아시아드 보조경기장, 2024ⓒ유광식
인천아시아드 보조경기장, 2024ⓒ유광식
서동이가 안내하는 서로이음길 9코스?, 2024ⓒ유광식
서동이가 안내하는 서로이음길 9코스?, 2024ⓒ유광식

 

보조경기장 옆에 큰형님처럼 번쩍이는 우람한 나무가 있다. 산뽕나무로, 100년이 넘은 나무라고 한다. 사실 이렇게 큰 뽕나무를 보기가 드물었기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혼자 참으로 열심히 자랐다는 생각이다. 바닥에는 오디 열매가 떨어져 있기도 했고 보랏빛 열매를 차지하려는 곤충들이 낯선 이의 방문을 경계하기도 했다. 언젠가 산뽕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오랫동안 사색해도 좋겠다고 느꼈다. 산뽕나무는 마치 선수단 기수처럼 의기양양해 보였다. 뽕나무밭을 상전桑田이라고도 하는데 경기장으로 변한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홀로 남은 산뽕나무가 오래도록 자리를 잘 지켜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산뽕나무(100살 이상) 쉼터, 2024ⓒ유광식
산뽕나무(100살 이상) 쉼터, 2024ⓒ유광식
뽕나무 열매 오디, 2024ⓒ김주혜
뽕나무 열매 오디, 2024ⓒ김주혜

 

경기장 비탈면을 걸으며 경기장이 주는 인상을 떠올려 봤다. 분명 잘 이용이 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공사도 이곳저곳에서 하는 것일 터이다. 그런데도 전반적으로 외계 물체가 불시착했다 떠나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프트웨어 격의 문화기관이 함께 들어서 있다면 더 나은 모양새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야외 조형물 중에서 관리가 필요한 것도 눈에 띈다. 분수 광장에서는 아시안게임 마스코트인 점박이물범 친구들이 선수단을 환영, 응원하듯 손을 흔든다. 한가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녀 이웃도 엿본다. 

 

주경기장 4번 출입구 앞, 2024ⓒ유광식
주경기장 4번 출입구 앞, 2024ⓒ유광식
경기장과 연희자연마당을 잇는 길, 2024ⓒ김주혜
경기장과 연희자연마당을 잇는 길, 2024ⓒ김주혜

 

올림픽 선수 못지않은 뜨거운 땀방울이 공사 인부들의 몸에서 흐르고 있다. 휴식이 보장된 안전한 공사이길 바란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친환경을 표방하는 대회라고 한다. 그래서 감자튀김은 선수들의 식단에서 제외되고, 채식은 절반 이상이며, 숙소에는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각국 협회는 덩달아 바빠졌다. 최상의 컨디션에서 자국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친환경은 환영하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이 녹아내리지 않을 선에서 친환경을 지향했으면 좋겠다. 온 국민과 함께 달리는 경기가 한 달여 앞이다. 애초 트랙을 한 바퀴 뛰어보려고 했지만 뜨거운 날씨에 쉽지 않았다. 경기장을 한 바퀴 걸어본 것으로 미약하나마 선수들에게 시원한 응원의 오디 한 광주리 전해주고 싶다. 파이팅~!

 

점박이물범 삼 남매의 응원, 2024ⓒ유광식
점박이물범 삼 남매의 응원, 2024ⓒ유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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