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듬뿍, 쑥쑥 크는 인천 아이 -
④ 아빠·엄마 꿈 이룬 김동호·최현주 부부
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난제이자 꼭 풀어야 할 화두이기도 하다. 정부는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백 가지 처방을 내놓았지만 출산율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부총리급 부처인 인구전략기획부 신설까지 추진되고 있지만 해법은 여전히 안개 속이고 백가쟁명식 처방이 난무한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아이를 낳아 기르며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가정이 많고, 양육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 만큼 큰 기쁨은 없다고 말하는 맞벌이 엄마·아빠도 많다. 아이 양육은 어려움이 많지만 행복이 더 크다는 인천 양육가정 엄마·아빠를 만나본다.
“아이에게 아빠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코끝이 찡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아빠 동호씨)
“아이가 뒤집기를 하는 게 조금 늦어서 걱정이 컸어요. 때가 되니 뒤집기도 하고 잘 커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엄마 현주씨)
인천 동구에서 14개월 딸 이솔이를 키우고 있는 최현주(31)·김동호(34)씨는 딸바보 부부다.
아빠 동호씨는 마침내 아빠가 되는 꿈을 이뤘고, 엄마 현주씨는 아이 키우는 게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보람있는 일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필리핀에서 스쿠버다이빙 강사와 교육생 사이로 처음 만났다.
강사로 일하던 동호씨에게 교육생 현주씨가 한눈에 들어왔고, 친구들에게 내 꿈은 아빠가 되는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평소 결혼과 출산을 꿈꿔왔던 동호씨의 구애가 이어졌다.
부부는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 2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고, 바로 아이를 갖기로 해 결혼 1년여 만에 딸 이솔이를 품에 안았다.
“부부 모두 바랐던 아이였지만 막상 닥치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애가 갑자기 열이 나서 울 때는 양가 부모님께 묻고 도움을 청하곤 했지요.”
양가 부모님 힘을 빌리지 않고 아이를 키우겠다고 당차게 마음먹고 주저없이 육아휴직을 한 현주씨에게도 육아는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아이가 아플 때 가장 힘들죠. 의사 소통이 어려우니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몰라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솔이는 지난 7월 첫돌을 맞아 친·외가 온 가족 축복 속에 돌잔치를 치렀다. 이솔이가 걷고 말을 배우기 시작하고, 육아 경험도 쌓이면서 부부는 여유를 되찾으며 가족의 의미를 새로 깨달아가고 있다.
“아이가 커갈수록 가족의 의미와 아빠로서의 책임감이 새롭게 와닿습니다. 결혼 전 자유롭게 살았던 시절보다 삶의 무게와 보람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빠 동호씨)
육아휴직중인 현주씨는 요즘 회사를 사직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아이 키우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한가지 고민은 부부 소득이 준다는 점이다.
“아이 양육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소득이 줄면 살림은 그만큼 어려워지겠죠.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 같은 양육 지원금이 있어 큰 도움이 되지만 지원 기간이 짧습니다. 아이가 클수록 양육비가 더 들어가는 만큼 지원 기간도 길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현주씨 마음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부부는 소득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이 더 크다는 믿음이 확고해 이솔이가 좀 더 크면 둘째를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