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 용현·학익 도시개발부지 토양정화 과정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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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았다 - 용현·학익 도시개발부지 토양정화 과정과 과제
  • 박주희
  • 승인 2024.09.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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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칼럼]
박주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지난 2019년 인천 환경단체가 용현·학익 개발부지 토양정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토양은 인류를 비롯한 생명들의 삶의 토대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 토대에서 인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토양은 다양한 이유로 오염되었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인천은 매립 쓰레기로, 유류 저장 시설로, 미군기지 사용으로, 공장 운영 등으로 곳곳이 오염되었다. 그만큼 많은 논란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얼마 전, 오염 토양 정화가 일단락 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를 둘러싼 논란과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2018년,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가톨릭환경연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이하 인천환경시민단체)은 미추홀구가 (주)디씨알이에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일부’에 대해서만 토양정밀조사 명령을 내린 것을 확인했다. 이에 2018년 12월 6일 성명을 통해 부지 ‘전체’에 대해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종합적인 오염정화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시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토양정밀조사보고서 일체를 공개할 것과 토양오염 조사, 합리적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 협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디씨알이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되려 불법적인 방식의 토양오염 정화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오염 토양은 부지 내 정화가 원칙이다. 공사 중에 토양 오염이 확인되거나 부지가 협소해 정화 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여건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부지 내 정화가 원칙인 것이다. (주)디씨알이의 사업부지의 토양오염은 2007년부터 공식적인 문서로 확인된 터였다. 분명 인천환경시민단체는 (주)디씨알이, 인천시, 미추홀구가 참석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반출처리는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몇 차례나 발언했다. 하지만 (주)디씨알이는 반출정화 계획서를 미추홀구청에 제출했고, 미추홀구청은 이를 승인했다. 결국, 2019년 4월 불법적인 오염토양 반출 정화작업이 시작됐다.  
인천환경시민단체와 민변 인천지부는 5월 21일, 반출정화 계획서를 승인한 미추홀구청을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2020년 1월, 감사원은 ‘위법, 부당 사항이 확인되었고, 이에 대해 관련자(공무원) 3명의 징계를 요구한다.’는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반출 정화가 위법함을 확인한 것이다.
이렇듯 (주)디씨알이는 정보 비공개, 불법적인 반출처리 정화 추진 등으로 번번이 신뢰를 져버렸다. 반출 정화를 승인해 준 미추홀구와 방관한 인천시도 신뢰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민관협의회 구성이 필요했다.
인천환경시민단체가 토양오염 관련 민관협의회 구성을 요구하는 사이 2020년 1월, (주)디씨알이의 공문을 통해 ‘폐석회의 적정처리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위원회’에서 오염 토양 정화 현황 및 향후 계획을 안건으로 논의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천환경시민단체는 강하게 비판했다. 폐석회 처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서 벗어난 점, 토양오염 문제를 제기해온 환경단체들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자의 개발이익에 따른 결정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마지막으로 폐석회 처리위원회 자체에 대한 논란 등이 이유였다.
폐석회 처리위원회는 10년 넘게 회의를 개최하지 않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개최된 회의에 참석한 환경단체들은 비민주적인 운영, 관련 자료의 소극적 공개, 독단적인 진행 방식 등에 문제제기 하며 탈퇴를 선언했다. 인천녹색연합은 그 이후로도 폐석회 처리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폐석회 처리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여러 논란 속에 결국 (주)디씨알이는 토양오염 정화를 위한 협의회를 수용했다. 그동안 토양오염 문제를 제기해온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인천평화복지연대, 디씨알이(주), 인천시, 미추홀구가 참여했다.

2020년 10월부터 월 1회 회의를 통해 부지 내 토양정화 시설 설치, 토양정밀조사 및 정화 계획과 과정을 점검하고 결과를 확인했다. 교차 검증도 진행했다. 오염토가 제대로 굴착되었는지, 목표치에 맞게 정화가 완료되었는지 한 번 더 확인해 신뢰도와 정확도를 높이자는 차원이었다. 교차 검증은 인천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행했다. 또한 용현학익 매립부지 내 매립폐기물로 인한 토양, 지하수 영향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제안되었다. 용혁학익 개발 부지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된 곳이다. 2020년 상반기에는 폐석회 하부에 다량의 폐기물이 묻혀 있는 것도 확인되었다.

용현학익 도시개발 부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천 곳곳에서 개발 과정에서 매립된 폐기물이 확인되기도 한다. 바다를 직접 매립한 지역에 대한 지하수 및 토양오염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은 특별히 정해진 바가 없었다. 이에 매립폐기물에 대한 연구과제가 제안된 것이다. 매립폐기물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확인하고 처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연구보고서에는 매립폐기물의 발생시기 추정, 특성, 지하수와 토양오염도 조사, 오염 물질의 거동 모델링이 담겨있다. 더불어 비위생 매립지의 지하수토양 오염 평가 및 조치안, 정비방안, 정비사례 등을 담았다. 
2020년 10월 시작된 민관협의회는 34차례의 회의를 거쳐 2024년 9월 일단락 되었다. 약 150만㎡ 면적의 토양오염 정화가 완료되었고, 지상물이 이전되지 않은 부국사료 등 일부 부지만이 남았다.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부지의 정화 검증을 완료했으나 완벽히 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균질하지 않은 토양오염 특성상 정화를 완료했더라도 공사 과정에서 오염토양이 확인될 수 있다. 또한 방음터널 이슈처럼 토양오염과 별개의 소음과 진동 등 환경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에 향후 개발 과정에서, 운영 과정에서 시민들의 환경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역 기업으로써의 책무를 다하도록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인천 특성상 곳곳에서 토양오염, 매립폐기물이 확인되어 왔고, 확인되고 있다. 과거 미군 유류 저장 시설로 인한 문학산 토양오염은 20년 만에 국방부가 정화를 완료했으며, 다이옥신 오염이 확인된 부평미군기지의 경우에도 지역사회의 오랜 관심과 활동으로 반환되기 이전에 토양오염 정보가 공개되었으며, 법령을 개정해 다이옥신을 토양오염물질로 포함시키기도 했다.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부지 정화도 하나의 지역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언급한 위 사례들은 모두 정화 책임자가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지 않았다. 시민사회가 끈질기게 정보를 확인하고, 피켓을 들고, 행정과 기업에 요구에 요구를 거듭한 끝에 정보가 공개되고, 시민사회와 의견을 나누며 정화가 추진된 사례이다.
아직도 인천 곳곳에서 토양오염, 매립폐기물이 확인되고 있다. 토양은 우리 인류의 토대이다. 기업과 행정이 토양환경 보전과 개선에 책임을 다하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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