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성능을 가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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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성능을 가진 차
  • 박병일
  • 승인 2012.02.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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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명장의 자동차 이야기] 볼보(Volvo)


볼보의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

그 이름부터 단단한 자동차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자주 볼 수 있는 볼보는, 그 옛날 바다를 주름잡던 바이킹 족의 후예가 만든 차답게 강한 모습에 우아함도 겸비한 차이다. 

‘가장 안전한 자동차’하면 볼보를 떠올릴 만큼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볼보는 14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차 안의 사람이 무사할 뿐만 아니라, 여섯 달 동안 바다에 담가 두어도 녹슬지 않을 정도로 강한 차이다.

볼보가 이렇게 튼튼한 차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거친 산, 추운 날씨, 얼어붙은 도로와 같은 열악한 스웨덴의 자연 환경 탓이다. 사브 자동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나쁜 환경이 오히려 볼보 자동차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

자동차 사고 중에서 정면충돌 다음으로 자주 일어나는 사고가 측면 충돌이다. 이것은 앞으로 부딪치는 것 못지않게 위험한데, 보통 자동차에는 문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을 보호해 줄 버팀대가 없다.

볼보는 세계최초로 SIPS라는 측면 충격 보호 장치와 사이드 에어백을 개발하였다. SIPS라는 것은 옆쪽에서 오는 충격을 차 전체에 분산시켜 충격의 25% 이상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다 차의 옆 부분과 운전하는 사람 사이에 설치한 에어백은 또 한번 운전자를 충격에서 보호해 준다. 그리고 볼보에는 차가 정면충돌했을 때, 차체가 순서대로 접히면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크럼플 존이 있어서, 사고가 생겼을 때 충격을 훨씬 덜 받는다.

1965년부터 볼보는 교통사고 조사반을 만들어 사고 원인을 자체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사고가 난 차의 종류, 도로나 날씨 상황 등을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자료를 가지고 다시 사고 상활을 1천분의 1초 필름에 담아 꼼꼼히 사고 원인을 조사한다.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완벽하고 안전한 볼보를 만든다.

또 볼보는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하나로, 자동차를 만들 때 생기는 오존층 파괴 성분인 석면, 수은,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해로운 물질도 차츰 없애 나가고 있다.

볼보의 칼마 공장은 직원들이 엄격한 감시 속에서 하루 종일 똑같은 일만 되풀이하는 다른 공장들과는 많이 다르다. 열 명이 하나의 그룹을 이루어 차 만드는 몇 가지 공정을 번갈아서 하며 공장에는 다양한 편의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서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일하는 것처럼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일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도 더 탄탄한게 아닐까?

가장 스웨덴적인 차

볼보의 제 1호 차를 만든 사람들은 아사 가브리엘슨과 구스타프 랄슨이다. 가장 스웨덴적인 차가 가장 세계적인 차라고 믿었던 두 사람은 처음부터 가장 ‘스웨덴적인 차’를 만들고자 했다.

볼보가 태어난 것은 1902년대 초였다. 그 무렵,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최대의 철강 공업국으로 한창 세력을 뻗어 나가고 있었다. 철이 풍부했기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자연히 자동차 산업에도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철강 회사 SKF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가브리엘슨과 랄슨은 장차 자동차 산업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야심만만한 젊은이들이었다. 아버지가 달걀 장사(그 무렵 스웨덴은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달걀 을 수입해 왔기 때문에 제법 큰 장사였다.)였던 가브리엘슨은 사업에 능했고, 랄슨은 농부의 아들로, 기술 연구소를 졸업한 뛰어난 엔지니어였다.

두 사람이 만난건 1924년 10월이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두 젊은이는 함께 자동차를 만들어 보기로 마음을 모았다.

어느 날, 가브리엘슨과 랄슨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메뉴는 산 가재 요리였다. 그런데 식사 도중 랄슨이 실수로 그만 가재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투박하고 딱딱한 껍질로 싸여 있는 가재는 자기키보다 몇 십 배나 되는 높은 식탁에서 떨어져도 상처하나 없이 잘 돌아다니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랄슨과 가브리엘슨은 자신들이 앞으로 어떤 차를 만들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못생겨도 좋으니 저 가재처럼 튼튼한 차를 만들어 보세.”

가브리엘슨과 랄슨은 어둡고 빙판 진 도로에서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사고가 났을 때에도 차에 탄 사람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가재처럼 튼튼한 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1926년,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두 사람은 시험 모델 열 대를 완성했다. 가브리엘슨과 랄슨은 자신들이 만든 차를 SKF사에 보였다. 기술과 개발비가 모자라 여러 회사의 부품을 조립한 것이었지만, 이것은 대단한 뉴스거리였다. 그 때만 해도 스웨덴에는 자동차 회사가 없어 자동차를 전부 수입해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SKF사는 이 두 젊은이가 만든 차를 보고 당장 자동차 회사를 세울 수 있도록 돈을 대 주었다. 그리하여 1927년, 스웨덴에도 현대식 자동차 공장이 세워졌다. 자동차 이름은 라틴어로 ‘나는 구른다’라는 뜻의 볼보였다.

볼보라는 이름으로 나온 첫 차는 4기통 오픈 카 OV4와 세단형 PV4였다. 1,944cc, 28마력의 이 두 차는 다섯 사람이 탈 수 있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미국 차를 그대로 본떠 만들었기 때문에 이 차는 스웨덴과 맞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차 뚜껑이 없는 오픈카를 타고 다닐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또 PV4는 매끈하고 세련된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짧은 보닛에 멋없이 툭 튀어나온 지붕, 우중충한 갈색톤 ……. 도무지 멋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웨덴의 자랑스러운 첫 자동차는 처치 곤란한 미운 오리 새끼가 되고 말았다.

결국 OV4는 뚜껑있는 세단으로 모양이 바뀌었고, PV4도 완전히 새 단장을 해야했다. 두 모델은 다음 해 훨씬 매끄러워진 모습으로 새롭게 선보였지만, 여전히 잘 팔리지 않았다.

그 무렵, 볼보의 트럭이 탄생했는데, 승용차와는 반대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트럭이 볼보를 살려 준 것이었다.

남미의 정열적인 춤 ‘카리오카’를 닮은 차, PV 36

이전의 볼보 자동차의 모습은 상자형이었는데, 1935년이 되자 유선형 모델 PV36이 탄생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닮은 이 모델은 크라이슬러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세련된 스타일을 자랑했다.

앞자리에 세 사람, 뒷자리에 세 사람 모두 여섯 사람이 탈 수 있게 되어 있는 PV36은 차체는 완전히 철제였으나, 지붕만은 인조 가죽으로 덮여 있었다.

그 무렵, 스웨덴에는 남미의 정열적인 춤인 카리오카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볼보의 새 모델 PV36에 이 이름이 붙여졌다. 남미로 수출하기 쉽도록 붙인 별명이었는데, 실제로도 이 카리오카는 브라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6기통, 3,670cc급, 84마력의 엔진이 달린 PV36은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때까지 만들어졌다.

스웨덴의 미인, 볼보 PV444와 아마존 121,122S

1944년,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볼보는 볼보 자동차만의 독특한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전까지는 미국 같은 자동차 선진국들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본떠 만들었지만, 야심작인 1,414cc PV444는 볼보만의 아름다움을 지녀 ‘스웨덴의 미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PV444는 안전성을 한 단계 높은 차였다. 세계 최초로 앞 유리에 강화 유리를 사용했다. 오늘날의 이중으로 된 안전유리를 개발해냈던 것이다. 이 차는 1965년까지 무려 21년 동안 44만대가 팔리는 장수 기록을 세웠다.

1956년에 나온 121,122S 시리즈는 볼보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드높여 주었다. 워낙 강하다고 해서 ‘아마존’이라는 별명이 붙은 121,122S 시리즈는 ‘잘 달리는 차, 탄탄한 차, 10년을 타고 고장이 안나는 차’로 큰 인기를 모았다. 1959년에 나온 122는 세계 최초로 안전벨트를 기본으로 갖추었다.

1980년대, 볼보는 700 시리즈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그 후 1990년에 나온 900 시리즈는 700 시리즈가 발전한 것으로, 모습이 훨씬 부드러워졌으며 내부 또한 크게 바뀌었다. 또한 볼보는 승용차 외에도 1년에 5만대가 넘는 버스와 트럭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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