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 20% 고학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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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 20% 고학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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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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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성폭력 범죄자의 20%가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법무연수원이 펴낸 '2009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2008년 성폭력행위를 저지른 범죄자 1만3천377명 가운데 2천706명(20.2%)이 대졸 이상의 학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는 고교 졸업자가 34.4%(4천602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중학교 졸업자 10.5%(1천397명), 초등학교 졸업 이하 5.8%(779명)의 순이다.

   고학력자의 성폭력 범죄 비율은 2001년 21.6%를 기록한 이래 2002년 21.5%, 2003년 24.5%, 2004년 23.9%, 2005년 22.3%, 2006년 20.9%, 2007년 22.0% 등으로 꾸준히 20%를 웃돌고 있다.

   이는 살인 등 다른 강력 범죄의 가해자가 대부분 고졸 이하라는 점과 대조적이다.

   2008년 기준으로 다른 강력 범죄자의 대졸 이상 학력 비율은 살인 13.0%, 강도 10.9%, 방화 9.3% 등으로 성폭력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성폭력 범죄가 빈곤이나 지나친 공격성향 등 다소 비정상적인 배경에서 발생하는 다른 강력 범죄와는 달리 남녀 관계의 미숙함과 같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비롯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통계조사센터장인 김은경 박사는 "성폭력은 특별히 폭력성이 강하지 않은 일반 남성이라도 남녀간의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능력이 모자랄 때 저지를 수 있는 유형의 범죄"라며 "한국사회의 성폭력은 왜곡된 성의식과 남녀 관계에서의 잘못된 소통으로 발생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노(No)는 예스(Yes)'라는 잘못된 인식과 이성과의 정서적 관계 형성에 미숙한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전통이 '배울 만큼 배운' 고학력자마저도 성범죄의 나락에 빠져들게 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김 박사는 "우리 사회가 외형적으로 크게 발전했지만 그 이면의 정서적 수준에서는 양성간의 존중이 아직 모자라다"며 "서로 간의 다름을 존중하는 인권교육과 남녀간의 정서적 관계 강화를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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