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기술
상태바
칭찬의 기술
  • 장현정
  • 승인 2012.03.0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칼럼]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심리치료사들은 상담을 받는 사람들의 강점에 주목합니다. 강점을 찾아서 그것을 키워주고 높여 주는 게 개인의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고 성취감과 보람, 유능감을 느끼게 해주고, 삶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줍니다.

그런데도 모든 부모님들이 알고 있지만 칭찬을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적절한 칭찬을 하고 있을까요? 어떻게 칭찬하면 좋을까요?

첫째, 진심으로 칭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높은 기대에 아이들을 맞추려는 어른들의 시각을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게 됩니다. 진심으로 칭찬하게 되면 말로만 칭찬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고 밝은 표정을 짓게 되며 몸으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대가 없는 칭찬을 해야 합니다. 칭찬을 한 뒤 뒤에 단서를 붙이거나 조언, 충고를 한다면 칭찬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칭찬을 사용하여 아이들을 조정하는 방법은 아이들의 반발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부모님들께서 많이 하는 방법입니다만 전혀 칭찬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칭찬의 나쁜 예>

"92점을 받았다니 정말 잘했네. 하지만 100점 받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 다음번엔 문제를 더 꼼꼼하게 보렴."

"인사 잘했네. 다음에 고개를 많이 숙이면 더 좋겠다, 그지?"

셋째, 즉시 칭찬해야 합니다. 사람이 배가 고플 때 밥을 먹고 졸릴 때 잠을 자야 하는 것처럼 원할 때 원하는 것을 해야 욕구가 충족되고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칭찬을 원할 때 적절한 칭찬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넷째,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를 칭찬받은 아이들은 자신들이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게 되면 좌절합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고 편법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인 '시험점수'보다는 과정에서의 '노력'을 더 칭찬해서 아이들이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다섯째,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세요. "우와, 대단해, 화가야, 천재야"라는 칭찬은 과장되었다고 느낄 것입니다. 막연하게 "잘했어"라고 말하는 것도 대체 무엇을 잘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칭찬을 할 때 그렇게 생각한 증거를 들어 설명해 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은 구체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잘 했는지, 왜 칭찬하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자신이 보기에도 타당하다고 느껴지면 받아들입니다.

<칭찬의 좋은 예>

"네가 만든 이번 수행평가 작품은 정말 완성도가 높은 것 같아. 안테나도 있고 초인종이랑 문고리까지 표현되어 있잖아."

"책을 분류해서 꽂아 놓으니까 책장이 넓어 보이고 깔끔한 걸. 네가 참 좋은 생각을 해낸 것 같아."

한 번은 7살 꼬마 친구와 미술치료를 하고 있는데, 이 친구에게 제가 말했습니다.

"우와, 멋지게 만들었는 걸. 진짜 우주선 같아. 아이디어가 참 좋았어."

"선생님도 제법 잘 만드셨는 걸요. 선생님 아이디어도 좋아요."

그동안 제가 아이에게 말했던 칭찬의 내용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자신도 저에게 칭찬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고작 7살밖에 안 된 꼬마아이가 말입니다. 참으로 신기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이 배우는 힘은 정말 놀랍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칭찬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좋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들을 칭찬할 수 있게 되고, 좋은 사회관계를 맺게 되고, 사회 속에서 사랑받고 존중 받으며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