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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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명소!
  • 이병기
  • 승인 2010.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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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종합어시장


연안동에 위치한 인천종합어시장

취재: 이병기 기자

'연안부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인천종합어시장이다.

국내 3대 어시장 중 하나이며, 수도권 유일의 산지 어시장인 인천종합어시장은 500여개의 점포와 2천여명의 상인이 싱싱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평일에만 4천~5천명, 주말엔 3만명 이상이 찾는 인천종합어시장은 2800평 부지에 활어부, 건어부, 패류부, 젓갈류, 도·소매부 등 종류별로 구역을 나눠 소비자가 원하는 품목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의 시초는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2년 정흥택씨 형제가 중구 신포동에 한옥으로 된 어시장을 설립하면서부터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이후 1931년 중구 북성동 해안가를 매립해 자리를 옮겨 '하인천 어시장'으로 불리다가 다시 매립된 연안동으로 1975년 이전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어시장에는 수천 가지의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산지에서 바로 들어온 싱싱한 활어를 갓 잡아 먹는 재미가 일품이다. 일반 동네 횟집에서는 주 메뉴가 아닌 곁가지로 나오는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면, 어시장에서는 비슷한 가격에 회만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식당·대형상가의 도매상인들도 어시장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또한 꽃게와 새우, 낙지, 쭈꾸미, 각종 조개류, 전복 등 제철에 맞는 다양한 어패류를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젓갈부에서는 새우젓, 조개젓, 명란젓, 황석어젓 등 수십 가지의 젓갈을 판매한다. 어시장의 대표 젓갈은 새우젓. 전남지역 육젓과 오젓, 강화 추젓 등을 젓갈부에서 보유한 부평 토굴에서 1~3년간 숙성시켜 깊은 맛을 낸다.

건작부와 멸치부로 구성된 건어부에선 굴비와 우럭, 민어, 박대, 가오리 등을 상인들이 건작장에서 직접 말려 원재료의 맛 그대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멸치와 건오징어, 건새우, 김, 미역 등도 시민들이 꾸준히 찾는 품목이다.

代 이어 장사하는 인천종합어시장


인천종합어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식이 부모의 대를 이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젓갈을 판매하는 강원상회도 2대째다. 어머니가 하인천 어시장에서부터 장사를 시작했다는 김모(48)씨는 15년째 어시장을 지키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에게 가게 운영을 배워 남편과 함께 장사하고 있다"며 "다른 집 중에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3대가 함께 일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 집은 아직 자식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군교 인천종합어시장 사업협동조합 기획실장은 "요즘 경기에는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한다 해도 웬만한 돈으로는 어려울 뿐더러 장사가 잘 된다는 보장도 없어 대를 이어서 하는 상인들이 다수 있다"며 "여기서 하는 말로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일부 나이 드신 소매상 분을 제외하고 도매상과 거래하는 상인들은 어느 정도 생활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새벽 4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한다. 상인들은 동 트기 전 일터에 나와 해 지고 들어가는 등 하루의 대부분을 어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생활하고 있다.


게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현정옥(65, 남구 용현동)씨는 하인천에서 노점상을 하다가 어시장이 생기면서 자리를 옮긴 '터줏대감'이다. 그는 문가에 자리한 7평 남짓한 공간에서 추울 때나 더울 때나 한 자리를 지키며 3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

현씨는 "예전에는 장사가 잘돼 새벽 4시에 나왔지만 요즘은 늦게 7시 반 정도 나온다"며 "이거 하면서 아들 2명을 기르고 살았지만, 해가 갈수록 손님이 적어져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게가 별로 없지만, 4월에 산 게가 나오면 6월까지는 그럭저럭 찾는 손님들이 있을 것"이라며 위안을 삼았다.

오군교 실장은 "인천종합어시장은 정부지원사업으로 하수도 개선과 지저분한 것들을 정리하는 현대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주말에 3만명 이상 찾는 시장이어도 제대로 된 주차장이 없어 남의 토지 대여로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오 실장은 "수도권의 대표적 어시장이라고는 하지만, 인천에서 부평만 넘어가도 아직도 어시장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관공서 등에서 공공성 차원으로 어시장 홍보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꽃샘 추위가 물러가면 가족과 함께 연안부두에 들러 유람선 여행도 하고, 어시장에서 싱싱한 회를 맛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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