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영미 인천시 남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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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영미 인천시 남구의회 의원
  • 이병기
  • 승인 2010.03.26 0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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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정치참여, 스스로 인식 변화부터 시작해야"


문영미 남구의회 의원

취재: 이병기 기자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상생활의 모든 게 정치인데 말이죠. 1차적으로 '정치'라는 것이 '내가 몸 담으면 안 될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지저분하고 힘든 곳이다'라고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여성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후보로 나선다면, 그를 도와줄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형성되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민선4기 여성지방의원 우수 의정활동 사례에서 인천에서 유일하게 우수상을 수상한 문영미(44, 남구 가선거구(도화 1,2·3동, 주안 1,5,6)) 남구 구의원은 지역에서 한 명뿐인 민주노동당 기초의원이기도 하다.

이번 우수 의정활동 사례발표는 전국에서 34명만이 선정된 것으로, 문영미 의원은 '인천광역시남구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또한 문 의원은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이 6.2 지방선거 선거운동으로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던 19일까지도 지역의 성폭력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인천광역시 남구 아동·여성폭력 예방 및 보호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하기 위해 의원들에게 돌아다니며 발의 서명을 받을 정도로 열정과 성실함을 겸비한 '모범 정치인'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 열성적인 문 의원에게도 여성의 입장에서 '정치인'이란 직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기에 굉장한 용기를 갖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다른 직장생활과는 다르죠. 아직도 일반적으로는 '여자가 나서서 뭘 할 수 있겠냐'라는 인식도 강하고, 여성이 일하기에 재정적·조직적인 부분에서 남성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에서도 우리 아들이 나간다고 하면 도와주는 사람이 많지만, 며느리가 나갈 경우 부담이 큰 게 현실입니다."

세 명의 자녀를 둔 문 의원도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거운동을 하기에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 번은 선거운동 기간에 시민들에게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명함을 건넸어도, 자연스레 함께 도와줬던 친정 아버지에게 시선이 옮겨지는 등 여성의 정치활동을 인정하지 않는 풍조가 강했다고 한다.

"당선 이후 첫 행정사무감사때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여성은 정치를 하더라도 다른 여성과 똑같이 가정과 일을 병행해야 한다는 고충이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공부해야 할 것은 많은데, 잘 모르니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나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죠."

하지만 '여성'이기에 남성보다 유리한 점도 많다.

"근래에는 여성의 정치연대세력도 만들어지고, 여성이 정치하기에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폼생폼사만을 중요시하거나 술 문화에 젖은 남성들과는 달리 건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죠. 더불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지자체의 풀뿌리 정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문영미 의원의 가정은 고3과 중3, 초등학교 5학년의 자녀가 모두 여학생인 딸부잣집이다. 얼마 전 문 의원은 이번 6.2 지방선거 준비 전 가족회의를 통해 아이들의 의사를 물어봤다.

"엄마는 처음에 목표한 것만 이루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어. 한 번 더 도전해야 할 것 같아. 너네들 생각은 어떠니?'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봤는데, 중·고등학생 딸은 '상관 없다.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막내도 의연하게 '나도 컸으니까 괜찮아요'라고 긍정적으로 얘기해 힘이 많이 됐죠. 마음의 짐이 줄어드니 이번 선거는 더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문 의원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더불어 유권자들도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주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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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2010-03-26 08:25:17
문영미의원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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