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봉사가 중독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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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봉사가 중독됐어요"
  • 김도연
  • 승인 2010.04.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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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 된 이웃] 자원봉사왕 강인국씨

지금까지 꾸준한 방범대 활동을 통해 많은 봉사를 해서,
동구지역 남자로서는 유일하게 '봉사왕'을 수상한 강인국씨. 
 
취재 : 김도연 기자
 
누구나 봉사를 말하지만, 꾸준히 실천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5천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지난해 말 열린 인천광역시 자원봉사의 날 대축제 행사에서, 자원봉사왕을 수상한 강인국(67)씨는 적어도 자원봉사에 관한 한 꾸준히 실천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강 씨의 자원봉사 시간은 5천534시간. 매일 두 시간씩 하루도 빠짐 없이 7년 반이라는 시간을 계속해야 하는 적지 않은 시간이다.
 
강 씨는 이에 대해 "자원봉사가 이제는 거의 중독 수준인 것 같다"라는 표현을 한다.
 
어쩌면 그의 말대로 중독성이 없다면 쉼 없는 봉사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는 봉사에 대해 "솔직히 몸이 아프고 그런 날이면 쉬고 싶죠. 그런데 동료들이 나오거나 하면 내가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안 나갈 수 없잖아요. 그리고 주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것도 뿌리칠 수 없지요."라고 말한다.
 
솔직한 심정으로 힘들 때는 쉬고도 싶지만, 자신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강 씨의 '봉사'는 2004년 1월부터이지만, 그가 처음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0년 방범대로 활동하면서부터이다.
 
지금도 그는 인천시 동구 송현동 119번지 동구민간방범기동순찰대 동구연합대 대장이라고 새겨진 명함을 지갑에 잘 넣고 다닌다.
 
"솔직히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고한다고 칭찬을 받는 것도 아니지만, 매일 저녁 8시만 되면 대원들을 데리러 나가요. 이제는 방범대 활동이 봉사가 아니라 그냥 당연히 해야 하는, 안 하면 오히려 이상한 그런 생활이 돼 버렸지요."
 
이처럼 꾸준한 방범대 활동을 게으름 없이 수행하면서 동구에서는 유일한 남자 봉사왕 수상자가 됐다.
 
방범대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을 찾으라면 강 씨는 청소년 선도활동을 꼽는다.
 
지난 2000년부터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하며 한 순간의 실수로 아픈 과거를 갖게 된 청소년들을 꾸준히 지도해 왔다. 그래서 2004년에는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표창은 무슨, 지역별로 탈 사람들한테 그냥 주는 건데요 뭐"라면서도 "어린 나이에 큰 실수를 저지른 아이들을 지켜보면 마음이 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라며 각별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지난 2008년까지 10 명 이상의 아이들이 그의 돌봄을 거쳐갔다.
 
"잘 해주지는 못했지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것 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아주 겸손하다. 그의 손을 거쳐간 아이들은 '말썽'을 부리지 않고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아이들 돌봄에서 손을 떼고 매주 서너 차례씩 인근 사회복지센터를 찾아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관리 감독하는 일을 한다.
 
강 씨는 "남들은 봉사가 쉽다고들 하는데, 난 게을러서 그런지 봉사가 어려운 것 같다"며 "그래서 억지로라도 힘 닿는 데까지 꾸준히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의 겸손함이 다시 한번 물씬 묻어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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