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5천억 체불한 인천시 자구노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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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5천억 체불한 인천시 자구노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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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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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으로 직원 임금을 제때 주지 못했던 인천시가 이번엔 관급공사 등과 관련해 민간에 지급할 5천억여원을 체불하고 있다고 한다. 201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올 1분기에 확보된 사업비는 100억원을 밑돌고 있으나 2개월 이내에 최소한 1천억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공사를 맡은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공사비를 대신 지급하고 있지만 시는 공정에 따른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근로자 임금체불 등 민간의 피해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옹진군 연평도 대피소와 안보교육장 공사업체들도 각각 33억원의 공사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 경영안전자금 이자보전금으로 은행에 지급할 147억원과 무상보육비와 버스준공영제 재정지원금 등도 밀려 있다. 인천시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직원 봉급을 체불한 데 이어 민간부분에 대한 대규모 체불사태를 맞은 것도 최초가 아닌가 싶다. 이쯤 되면 재정파탄이 아니고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인천시의 재정난은 선심성 내지는 과시용 사업을 마구 벌일 때부터 예견된 것이다. 시가 2009년 1천400억원을 들여 개최한 '세계도시축전'은 장부상으로만 150억원의 적자를 냈다. 더구나 축전 행사에 맞춰 개통하려고 2008년 6월 853억원을 들여 착공한 '은하레일'은 부실시공으로 개통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철거비용만 수백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시는 또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위한 주경기장을 5천억원을 들여 새로 짓겠다고 나섰다. 당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협의해 2002년 월드컵경기가 열렸던 문학경기장을 고쳐 쓰기로 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문학경기장을 수리해서 사용하면 540억원이면 될 것을 10배에 가까운 혈세를 더 들이는 것이다. 게다가 2조원을 넘게 들여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서구 오류동에서 인천대공원간 29km의 도시철도 2호선 공사도 아시안게임에 맞춰 완공하려고 공기를 당기다 보니 돈을 빌려다 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6천억여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판이다. 이러고도 재정파탄에 이르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문제는 재정난에 대처하는 인천시의 대응태도다. 시의 부채는 2007년 1조4천억여원에서 올해 말에는 3조1천800억여원으로 5년만에 배도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의 올해 예산 7조9천900억여원 대비 부채비율이 40%에 육박하게 되는 것이다. 지자체의 부채가 예산대비 40%를 넘으면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돼 예산자율권을 잃고 정부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예산자율권이 없다는 것은 자치권을 잃는 것이나 같다. 현실이 이런데도 시의 대응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시는 4월부터 송영길 시장의 직급보조비를 비롯한 공무원 수당을 평균 22.6%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예산절감 책을 마련했다. 이렇게 해서 연간 100억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것은 근본적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꼭 필요한 토목·건설공사가 아니면 벌이지 말고, 필요한 공사도 효율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뼈를 깎는 반성과 자구노력 없이 부족한 재원은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중앙정부에 손을 벌려 해결하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출처 : 연합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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