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양평 두물머리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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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양평 두물머리 일출'
  • 이창희
  • 승인 2012.06.0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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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일출을 보려면 양평으로 가라"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로는 '영종도 거잠포일출'과 '양평 두물머리일출'을 꼽는다. 천리를 달려온 두 물줄기가 몸을 섞고 비로소 한 몸을 이루는 곳이 두물머리다. 북한강은 금강산에서 첫 물이 솟는다. 남한강은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다. 두 물줄기는 산천을 휘돌아 아래로 흘러 두물머리에서 하나로 된다. 예전에 나루터였던 이곳은 강원 정선군과 충북 단양군, 그리고 서울 뚝섬 및 마포 나루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숱한 나그네들의 쉼터였다.

강원도 산골에서 물길을 따라 온 뗏목과 나무들이 이곳에서 쉬어 가고 사람도 같이 쉬었다. 주막집이 늘어서고 50가구가 넘게 살면서 서울로 오가는 길손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었다. 그러나 1973년 팔당댐이 들어서면서 옛 나루터는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아직도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많이 찾는 이들은 사진애호가이다. 두물머리 백미인 새벽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해 뜨기 직전 남한강에 피어 밀려오는 물안개를 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출사지 중 한 곳입니다. 가끔 카메라를 챙겨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습니다. 두물머리는 수도권에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비교적 자주 찾아오는데,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 새벽부터 이른 아침까지 수면으로 피어오르는 신비한 물안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물안개를 제대로 포착하려면 해 뜨기 전후에 역광 상태로 촬영해야 하는데, 있는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되는 멋진 곳입니다.”

새벽 물안개를 담기 위해 두물머리를 찾았다는 사진동호인들이 느티나무 주변과 피어오르는 물안개, 황포돛배와 반쯤 가라앉은 나룻배에 초점을 맞추느라 바쁘다.

두물머리의 상징인 400년 된 느티나무를 카메라에 담던 세 젊은이. 그들이 바라보던 커다란 느티나무는 높이 30m, 둘레 8m로 바로 두물머리 이정표로 통하는 ‘도당할매’ 느티나무. 한때 바로 곁에 ‘도당할배’라는 느티나무가 자리해 한 쌍이었으나, 홍수 때 물에 잠겨 베어진 후 이제는 혼자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도당할매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마을사람들에게 숭배를 받아오고 있다. 요즘도 해마다 음력 9월 2일이면 이 나무에 제를 올리는 ‘도당제’가 열리는데, 그 덕인지 몰라도 이른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두물머리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위풍당당한 ‘도당할매’ 느티나무와 한참을 교감하던 세 젊은이는 햇발이 눈부시게 물빛을 빛내는 아침이 되자 다시 카메라를 들고 세미원 쪽으로 길을 잡는다. 두물머리 산책로에서 5분여 거리에 위치한 세미원 역시 사진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 물과 꽃의 정원으로 잘 알려진 연꽃단지 ‘세미원’은 5만평 규모로 조성된 수생식물원으로 연꽃을 비롯해 50여 가지의 수생식물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물 위에 떠오른 연꽃과 수련, 창포 등 수생식물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세미원이란 이름에는 장자의 ‘관수세심 관화미심’물을 보며 마음을 깨끗이 하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가꾼다)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따라가다 다산 선생의 생가터가 자리한 다산유적지를 둘러본다. 남양주시 능내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1762년 마재마을에서 태어난 선생의 생가 여유당과 다산 선생의 묘, 다산문화관과 다산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다산문화관에는 18년간의 긴 유배생활 동안 집필했던 수많은 저서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산기념관에는 수원성 축조에 쓰였던 조선 최초의 거중기를 비롯해 총 58종 304점의 전시물이 소개되고 있다. 선생은 생전에 이곳을 가리켜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경치라고 자랑했다고 전해진다. 이른 아침, 그 강가에서 남한강 물줄기를 오래도록 바라보니 마음이 정결해지는 듯 맑은 기운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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