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통·번역 서비스는 우리에게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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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통·번역 서비스는 우리에게 맡기세요"
  • 이재선
  • 승인 2010.04.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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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남구다문화가정지원센터를 찾아

취재; 이재선 시민기자

인천시 남구 주안5동 '남구다문화가정지원센터'(센터장:정하영). 지난 3월 남구에서 민간위탁을 받아 문을 연 이곳에는 이주여성들로 구성된 통·번역사들이 일하고 있다. 지역(남구, 동구, 연수구)에 거주하는 2천500여 다문화가정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 간 의사소통 지원을 비롯해 입국초기 상담과 정보제공, 행정·사법기관 이용 시 통번역 서비스를 한다. 병원이나 보건소, 학교 등 공공기관을 이용할 때도, 임신·출산, 양육 등 생활 상담을 위해서도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초기 결혼이민자에게 서비스를 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지원하는 언어는 중국어, 캄보디아어, 베트남어 등이다. 이들 언어 지원은 바로 그 나라의 이주여성인 유영란(29, 중국 조선족), 예안 차크리야(23, 캄보디아 이주여성), 이유리(45)씨가 각각 맡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남구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유영란(연수구 청학동)씨와 예안 차크리야(남동구 만수동)씨를 만나 그들이 하는 일을 들어보았다.


차크리야씨(좌)와 유영란씨(우).

유씨는 한국에 이주한 지 3년 반 정도, 차크리야씨는 3년 가까이 된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3~4살 된 아이의 어머니로, 또 아내로 생활하면서 고국 이주민들의 통·번역 서비스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선다고 한다. 두 여성이 다문화센터에 출근한 때는 각각 지난 3월15일과 2월1일.

유씨는 먼저 "한국에 오자마자 취업부터 하고 싶어하는 이주여성분들이 많은데, 그러기 전에 우선적으로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먼저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의 가족 문화와 생활 언어부터 충분히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차크리야씨는 이에 대해 "이주여성들이 한국의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걸 꺼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의 부모님을 모시다 보면 여러 가지 어른들에게 배울 점도 많다"며 "너무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

유씨는 한국의 '차례 문화'가 무척 고생스러웠던 점을 기억했다. 차크리야씨는 아무래도 한국말 배우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유씨의 장래 희망은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더 익혀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를 하고 싶은 것이다. 차크리야씨는 현재의 통·번역 일에 더 매진하고 싶단다.

"이주여성 남편 분들은 아내 나라에 대한 언어라든가 문화에 대해 많이 배우고 이해하려고 하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고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이들은 답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이주여성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들의 언어를 배움으로 충분한 대화로 결혼생활을 풀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구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선 24명(한국인)으로 구성된 방문교육단이 1인당 4명씩 관내 이주여성을 맡아 한국어와 아동양육과 관련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100여명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가족 교육, 상담 시간을 갖고 창업과 취업, 국가별 자조모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남구다문화센터 통·번역 서비스는 월~금요일(오전 9시~오후 시)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연락처:070-4103-1577, 032-875-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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