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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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을 찾아
  • 신은주
  • 승인 2012.09.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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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일여고 학생들의 '역사 바로 알기'


9월 15일(토) 인일여고 2학년 학생들은 1학년 시절 담임선생님과 함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자락에 있는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을 찾았다. 작년에 1학년 2반에서 담임선생님을 통해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건립 소식을 듣고 작은 정성을 모아 주춧돌 하나를 보탠 인연으로 이곳을 찾은 학생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큰 길에서 주택가 골목을 따라 걸어 들어오면 젊은 건축가 전숙희(37) 장영철(42) 부부가 검은 전벽돌 4만5000장으로 설계한 박물관을 만난다. 대지 345.52m²(약 104평)의 이층집을 리모델링 및 증축해 지은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이 작은 박물관은 지하 1층을 거쳐 계단을 오르며 2층을 보고 1층으로 내려오는 순서를 밟아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 
 
피해자 일생이 담긴 티켓을 구입하여 폭력과 차별의 벽을 뚫고 나비가 자유로이 날개짓하는 인터랙션 영상을 경험한 후 로비 왼쪽 철문을 열면 6m 높이 옹벽에 그려진 한복 입은 소녀 옆모습과 꽃그림, 위안부 할머니들의 데드 마스크를 보며 거친 돌을 깔아놓은 쇄석길을 걸어 지하로 내려간다. 전쟁터와 위안소를 배경으로 피해자들의 고통스런 삶이 녹아 있는 영상자료와 할머니들의 육성, 벽돌에 새겨진 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2층은 자료전시관으로 역사관(전쟁이 낳고 키운 기형적 제도-일본군 '위안부'), 운동사관(History를 Herstory를 바꾼 그이들의 목소리), 생애관, 기부자의 벽, 추모관이 있다.

국가에 등록된 위안부 할머니 중 현재 60분만 살아 계신다.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벽돌 한 장에 사진과 이름으로 남아 있는 추모하는 곳에 오면 모두 마음이 숙연해진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할머니들께 바친 장미꽃이 처참하게 끌려가던 아름다운 시절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무겁게 마음을 짓누른다. 용기를 내어 위안부 증언을 최초로 한 김학순 할머니께 장미 한 송이를 안겨드렸다. 1층으로 내려오면 세계분쟁과 여성폭력에 대한 자료, 수요시위 자료들이 상설전시되어 있고 아름다운 꽃이 있는 정원은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공간으로 환하게 열려 있다.

기부자의 벽엔 8000명이 넘는 개인과 단체 후원자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이 중 3000여 개의 이름은 일본 후원자들이다.

오기 전부터 우리 학교 이름을 찾아봐야 한다고 들떠 있던 아이들은 모니터로 '인일여고 1-2반'을 확인하고 보물을 찾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카메라에 담는다.

이곳에 와서 전쟁이 여성에게 가한 폭력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확인한 학생들은 '수요시위'에도 참석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을 정도로 역사의식이 한 뼘 더 자랐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 우리가 있어요.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그 한 마디는 길고 긴 위안부 할머니들의 싸움을 이끌고 가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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