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평등, 내 삶을 바꾸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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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평등, 내 삶을 바꾸는 정치
  • 이례교
  • 승인 2012.12.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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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이례교/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



2년마다 선거가 진행되면서, 선거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투표에 대한 의미와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요구를 고려하지 않고 형식적인 행사 참여로 권유받는다. 투표한다는 것에 각각의 의미가 다를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후보가 내어놓는 정책이 개인과 지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인류사회가 시작한 이래 여성이 투표를 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기 시작한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여성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한 역사가 짧다는 것을 의미하며, 인간적 존엄성을 확보하기 노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그 노력은 끊임없이 '투쟁'으로 이어져가고 있다. 

여성 투표권의 역사

1848년 7월 19일 미국 뉴욕에서 ‘여성의 사회․종교적 지위 및 시민으로서의 조건’을 토론하기 위한 모임이 개최되었다. 그 후 미국의 여성참정권운동은 연방정부의 법 개정을 목표로 전개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후 1919년에야 여성참정권을 위한 <앤서니수정>이 2년 걸려서 상원에서 통과되고, 1920년 각 주의 비준을 받음으로 비로소 보장되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에 역사적인 여성참정권운동 시위대가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영국에서도 1867년 하원의원 J.S.Mill이 여성참정권 법안을 제출했다가 무산되면서 반세기에 걸쳐 투쟁을 지속한 것이다.

1897년 ~ 1914년은 대중운동으로 여성참정권 운동이 치열하게 진행되었으며, 남녀보통선거권이 최종적으로 실현된 것은 1928년이다.

대한민국은 1948년 남한단독정부 수립이후 남여 모두 동시에 참정권이 주어졌다. 국민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고 견제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한 행위이며 민주주의 꽃이다.

 2012년 대통령선거의 의미

대통령 선거는 지난 선거 이후를 점검하면서 오늘의 삶을 고려한 선거여야 할 것이다. 국가정책의 총 책임자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5년 전 국민들은 경기불황의 지독한 어려움에 처한 조건에서 대통령선거를 했다. 그 이후 정부는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4대강 살리기에 22조원을 썼지만 농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생태계는 무너져 가고 있다. 집 없는 서민들은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면서 삶의 무게를 더하고, 물가인상과 가계대출 부담으로 국민들의 가계경제는 위기에 빠져있다. 해결되지 않는 폭력진압 사건(SKY 사건)은 더욱 더 분노하게 했다. 공권력에 의한 시민과 경찰의 목숨을 뺏긴 용산 참사, 정리해고와 폭력진압의 후유증으로 23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쌍용 자동차, 제주민을 상처 입힌 강정마을 해군기지 강행 등이다.

현 정부 인수위시절 여성부를 없애려고 했던 것을 시작으로 성 평등과 여성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더 어렵게 하였다. 집행과정에서 왜곡하고 축소되어 일하는 여성관련 정책은 실종되어 버렸다.

70, 80년대에는 산업을 일으킨 여성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이 한국경제가 가능하게 했고, 90년대 이후 현재 이르기까지는 비정규직, 영세업, 자영업자의 희생으로 한 경제기반은 대기업만 키우는 정책들로 진행되어지면서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극대화되었다. 이 중심엔 언제나 희생과 헌신을 강요받는 일하는 여성들이 있다.

2012년 대통령선거는 여성노동을 존중하고, 성 평등 가치를 실현할 개혁세력에 희망을 걸어본다.  새로운 정치질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공정과 평등의 시대를 열어갈 것을 주문해 본다.

공정과 평등, 내 삶을 바꾸는 정치

대통령선거 후보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분배에서의 공정과 노동시장에서의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제민주화는 타이틀에 불과할 것이다. 일하는 여성의 대다수는 대한민국에서 이중화된 노동시장에 의해 저임금, 고용불안정, 사회보장에서 배제되고 있다. 불안한 고용조건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노동권, 경제적 지위가 하락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WEF)가입국 135개국 중에 한국은 108위이다. 한국의 선진국은 누구를 위한 선진국인지를 가늠해보아야 할 것이다.

차별과 불평등을 공정과 평등의 경제구조로 바꾸는 것은 정치의 힘이다. 정치가 바뀌어야 사회, 경제 등등이 바뀌고, 여성 삶도 바뀐다. 정치는 투표행사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정치이어야 한다. 일하는 여성들의 삶도, 나의 삶도 함께 변화하길 희망한다.

경제적인 여유와 풍족함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이 보장되길 원하는 것뿐이다. 주거. 의료, 먹거리, 양육, 교육 등 삶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보장되는 사회를 원한다. 생명을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사회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 일하는 여성들의 5대 정책목표 및 15개 정책과제

1. 남녀임금격차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여라

1)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로 법제화

: 최저임금을 노동자 월 평균임금 50%로 법제화하고 4대 사회보험 지원확대

2) 공공 사회서비스 일자리 평균임금 80% 보장 (약160만원)

3) 공공부문 여성 임원 30% 할당

: 공공부문 여성임원 30% 할당과 민간부문 여성임원 20% 할당제 실시

: 공공, 민간부문 여성 임원현황 발표 및 개선조치 공표 의무화

 
2. 여성비정규직을 절반으로 줄여라

4) 학교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100% 정규직화, 외주용역금지

5) 비정규직 사용 사유억제

: 비정규직 사용 사유 규제 및 파견, 용역회사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

6) 특수고용노동자와 가사노동자의 근로기준법 적용

: 특수고용노동자와 비공식 가사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을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

7) 여성비정규직 고용복지기금 설치

: 여성청소년들이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복지기금 설치

 
3. 여성고용률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려라

8) 출산휴가 육아휴직 원-스톱 창구설치

: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여성노동자 출산휴가, 육아휴직 보장

9) 사회서비스 일자리 2배 확충

10)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긴급보호권 신설

: 긴급보호권, 상담치유 프로그램 신설 및 가해자 처벌

 

4. 모․부성권 보장으로 일․생활균형 사회 조성하라

11) 1개월 아버지 영아육아휴직 의무화

: 의무화 및 출산휴가․육아휴직 대체인력 지원

12) 공공 산후조리원 설치 및 마울보육센터 운영

: 공공 산후조리원을 설치하여 출산비용 지원 및 주민자치센터 등의 마을보육센터를 설치

13) 여성노동인권 교육 의무화

: 초, 중, 고, 대학 여성노동인권 및 모․부성권 교육 의무화

 

5. 법․제도의 사각지대 없도록 여성노동행정 강화하라

14) 고용노동부에 여성고용평등국 설치

: 고용노동부에 여성고용평등국, 여성가족부에 일․가정양립정책국 설치

15) 여성노동인권센터 설립

: 시, 군, 구별 여성노동인권센터 설립 및 운영

 여성시민들은 이젠 자신들의 삶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변화하기 위해 2012년 대통령 선거에 임한다. 여성들의 선택이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고, 희망의 시작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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