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문학의 향연을 통해 참된 문화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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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인문학의 향연을 통해 참된 문화도시로
  • 백용성
  • 승인 2013.05.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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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용성 / 평론가,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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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인천 AALA(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문학포럼을 다녀와서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한 인천AALA문학포럼(이하 인천문학포럼)은 이제 완숙해지는 분위기이며 또한 국제적인 열기로 후끈하다. 해외에서 온 몇몇 작가, 평론가들은 자발적으로 이 문학포럼에 참여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명성이 알려지고 있는 셈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사실은 조금 기이한 측면도 있다. 한국에 많은 광역, 기초지자체 문화재단이 있지만 문학이나 인문학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축제랍시고 속빈 강정처럼 예산만 낭비하는 상투적인 향토적 행사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대부분의 지원이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에 집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인문학 관련 지속적인 국제행사는 교과부가 주최하는 부산 <세계인문학 포럼>이 유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AALA문학포럼은 상당히 신선한 행사이며, 소중한 행사라 할 수 있다. 안산에서 활동하는 내게 이런 행사는 부러움 그 자체였다.
소비사회가 과잉이미지로 강요하는 일차원적인 삶 속에서 약간의 느림과 새로운 삶의 가치를 음미하는 기회를 주는 이런 포럼은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 순간 속에 명멸하는 이미지와 파편화된 정보의 알약을 바삐 들이 마시며 약속 없는 불확실성을 살아내야 하는 우리에게 삶을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이며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묻는 것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 또한 이것은 순간이 아니라 삶의 지속에 대한 성찰이며 동시에 항구적 위기로부터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문학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탐색해왔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지구화시대에 있어서 이러한 문학적 장을 지구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더구나 ‘세계문학을 다시 생각 한다’(1회) 라는 주제에서부터 최근 ‘분쟁에서 평화로’(4회) 라는 주제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지구적 화두를 중심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저명한 작가와 평론가들이 함께 모여 열띤 토론과 우애를 나눈다는 것은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새롭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민과 식민이라는 슬픈 역사의 두께를 간직하고 있는 인천에서 그 행사가 진행된다는 것은 지구화시대에 특별한 의미라 할 것이다.  
 물론 문학이 가지는 특성상 대중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문화재단의 위상이 지역시민들 다수에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는 데서 성립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해야할 것이 어떤 문화이고 어떤 내용이냐에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지구화 시대에 있어서 문제적 장을 제기하는 화두에 있으며 그에 대한 치열한 문제해결의 모색에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번 포럼은 전문가들만의 폐쇄적인 학술대회와 달리 상당히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인하대 중문학과와 연결된 중국문학포럼이라든가 인천대 불어불문과와 연계된 북아프리카 불어권 문학에 대한 토론, 나아가 일반 시민과 함께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북클럽은 인천사회와의 다양한 문학적 접촉과 특화된 만남을 만들기에 충분한 행사였다. 특히 북클럽 행사는 시인, 소설가, 평론가와 시민들이 문학을 매개로 허심탄회하고 자유롭게 삶을 얘기하는 자리여서 더욱 구체적이고 진지했던 행사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발효가 되고, 지역과도 밀착하고 있다는 증거다. 앞으로 더욱 다채롭고 구체적인 포럼이 되리라 희망한다. 벌써부터 내년 포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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