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족합창단', 아시나요
상태바
'행복한 가족합창단', 아시나요
  • 김현
  • 승인 2013.11.10 1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칼럼] 김현/은혜주택 원장
20120726111919548.jpg
 
“여유있게 걷게 친구 그 길을 따라서 걸어갈 때,
내일 일어날 일들을 걱정하지 마요, 오늘로 충분하니까,
여유있게 걸어가며 사람들의 말 들어보아요
꿈보다 더 큰 삶에서 뜻을 찾아봐요 우리의 모습을 찾아요, 날마다...(중략)”
 
모든 사람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가정 역시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은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함께 라면”을 좋아한다.
나 혼자는 어렵고, 하기 싫고, 금새 포기하지만 “함께 라면”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형 박사(신경정신과)는 ‘세로토닌하라’ 라는 책에서 ‘우울도 습관이다’ 라는 말고 있다. 사랑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 때, 집이 없다고 생각할 때, 사랑했던 사람이 무차별하게 나를 없인 여길 때 ‘우울’이란 놈이 찾아온다. 그리고 하염없이 우리를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한다. 우리고 우리의 일상이 되어 습관으로 남게 된다. 그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을 함께하면 좋을까?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합창’이다. 엄마와 아이들이, 직원들과 엄마들이, 봉사자와 엄마와 아이들이 하모니를 맞춰 노래하다 보면 우리를 찾아와서 괴롭혔던 ‘우울’이란 놈이 도망가고 화색이 돈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사랑스런 눈빛을 보면, 그 입을 보면, 그 표정을 보면 누구라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2012년 2월, 우리 공동체 가족의 합창단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합창단 단원은 7세부터 60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뤄져있다. 가족합창단이기 때문이다. 직원들, 봉사자들, 엄마와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대에 서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과 관객들이 누가 누군지 알아 볼 수 없어 개인보다는 전체에게 집중하다. 그래서 낙인감을 최소화 할 수 있게 하였다.
우리 합창단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계신다. 바로 합창단 단장이신 이의섭 목사님이시다. 본인 사재의 20평되는 공간을 무상으로 내어 주셔서 피아노, 의자를 채워 합창단 연습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항상 겸손과 인자한 성품으로 우리 엄마들과 아이들, 직원들 한사람 한사람을 격려해 주신다. “모두가 합창을 통하여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적치유를 경험하며 스스로 변화하는 합창단이 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하신 말씀이 내겐 큰 힘이 된다.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50대 중반의 엄마 단원은 "원장님이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이끌어 가시는 모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습했지만 언제부턴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더라. 가사내용처럼 나에게도 언젠가 좋은 기회가 오겠지 하며 열심히 산모도우미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40대 자원봉사 단원은 "아픈 가정사로 상처받은 아이들인가 싶게 종달새처럼 노래하고 나비처럼 춤추는 어린이의 모습이 마냥 귀엽고 예쁘다"
8살 어린이는 합창할 때, "기쁘고 즐거워요" "가슴이 콩닥거려요"라고 했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 가사에 맘이 찡했다. 가끔 한 번씩 무대에 서 봄으로써 자신감도 생기고 소속감에 대한 열정도 있고 좋았다. 감동받아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을 보면서 이렇게 따뜻한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닐까? 사랑 나눔 콘서트를 통해 수고하시는 분들의 노력에 감동받았고 나도 나중에 봉사도 하며 도움 받은 만큼 꼭 나눠 주어야겠다”
 
우리 공동체 가족에서는 지난 9월30일~10월4일까지 대구에서 열렸던 제 33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역도 유망주로 주목해야 할 선수가 발굴되었다. 선수 등록 3개월 만에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것이다.
메달 수상자 김영혜 학생은 5남매 중 둘째딸이다. 5남매는 막내딸을 제외하고 모두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덕적도에 살던 영혜가족은 지난해 딸 네명 모두 나쁜 어른을 만나 끔찍한 범죄의 대상이 되었다. 부득이 고향 섬마을을 나와야 했고, 오갈 곳이 없는 엄마와 네 딸은 시설에 입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엄마와 딸들은 '은혜주택'에 있으면서 가해자 고소사건, 부부의 이혼, 상담 치료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냈다. 영화 ‘소원’에서의 주인공처럼... 하지만 이들에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영혜에게 1년간 은혜주택에서 생활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였냐고 묻자, <행복한가족합창단> 단원이 되어 연습하며, 여러곳에서 합창연주를 한 것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은혜주택을 퇴소하여 주거지원시설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 영혜는 올해 고등학생이 되어 학교에서 장애인 역도 선수로 발탁, 3개월동안의 훈련과정을 거쳐 전국대회에 출전까지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첫 출전에 3개의 메달을 획득하게 되었고, 우리 는 영혜를 위해 축하잔치를 하며 온 식구들이 기쁨을 나눴다. “메달을 딴 게 모두 원장님과 엄마 덕분이예요”라며 “은메달 하나는 은혜주택에 기증할께요”라고 덧붙혀 얘기하였다.
앞으로 영혜는 장애인 ‘스키’부문에 도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계획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많은 어려움과 고통속에서도 꿋꿋히 이겨낸 영혜를 위해 든든한 후원자가많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어젯밤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원장님, 우리 영혜가 이번 역도경기에서 금메달을 땄어요~”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밤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이 일은 나를 뛰게 한다...”
 
 
애국가2.jp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